봄이 오는 소리
Posted 2015. 2.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검단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바위 옆을 흐르는 시냇물이 두껍게 얼어 붙어
정지돼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구간을 지나게 됐다. 2월 중순이 지나면서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 주위의 눈은 이미 다 녹아 높은 산 그늘진 곳에서만 눈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두꺼운 얼음 시내를 보니 아직 겨울이 많이 남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바위를 타고 흐르던 시내는 꽁꽁 얼어 붙어 거의 움직임을 멈춘 것처럼 보였는데,
그 와중에도 작은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아 걸음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웠다. 바위 위
얼음 밑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었고, 바위 앞에서 거의 직각으로 낙하하던 얼음 뒤쪽에서
작게 나는 소리였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속부터 녹아 흐르는 얼음물이 작은 소리를 내면서 흘러 내리고
있었다. 얼음이 녹으면서 흘러 떨어진 물은 두꺼운 얼음 위로 반사되듯 튕겨 흐르면서
다시 얼어 붙는 힘겨운 작업을 반복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저러다 기온이 푹 올라
날이 확 풀리는 날이 오면 얼음마저 녹이면서 봄날을 노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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