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te & Barrel
Posted 2010. 7. 20. 08:06, Filed under: I'm traveling/Colorful Chicago시카고에 가면 빼놓지 않고 들리는 집이 가정용품점 크레이트 앤 배럴(Crate & Barrel, crateandbarrel.com)이다. 미시간 애비뉴의 매그니피션트 마일 대로변에 있는 이 샵은 4층에 걸쳐 주방, 거실, 침실, 욕실 등 집안에서 약간의 품위 있는 생활을 위해 필요한 각종 물건들을 진열,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랜드에서 하는 모던하우스를 떠올리면 되는데, 열심히 카피했지만 쨉이 안 된다. 이케아(IKEA)보다도 두세 수 위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만약 미국에서 살았다면 집안에 이 집 물건들을 상당히 들여놨을 정도로 내 취향에 맞는 집이다. 아주 고급도 아니고, 그렇다고 심하게 중저가도 아닌, 실용적이면서도 품위 있는 상품들이 즐비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행 가방에 챙겨오기엔 부피와 질량이 택부족이라 늘 접시 몇 개 정도만 사 오는 게 아쉽지만, 지름신의 강림을 원천봉쇄하는 건 다행이다. 여행만 아니었으면, 아마 마구 질러대지 않았을까.^^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카고에 도착한 다음날 오후 이 집부터 찾았다. 코스타를 마치고 주말에 다시 한 번 올 생각이었으므로 그 때 구입할 요량으로 몇 개를 찜해 두었다. 그리고 토요일에 다시 가서 한 번 더 구경하면서 쇼핑 리스트를 확인하고 귀국 전날인 주일 저녁에 다시 들렸다.
그런데 이게 무슨 웃기는 일이란 말인가. 주일이라 평일보다 조금 더 늦게 문을 닫겠지 했는데, 평일보다 훨씬 일찍(6시) 문을 닫는 시스템이란 걸 깜빡하고 6시 반쯤 갔다가 물 먹고 왔다. 그래서 이번엔 이 집 물건을 하나도 못 건지고 말았다. 게다가 비까지 뿌려댔다.
사실은 이 집에서 몇 가지 사올 요량으로 일부러 큰 여행가방을 반 이상 비운 채 끌고 갔던 건데, 덕분에 짐쌀 때 구석구석 우겨 넣지 않아도 됐고, 지갑도 가벼워지지 않은 걸 위안 삼기엔 조금 아쉬웠다.
시카고에서 처음 본 이 집이 LA에도 있는데, 파사데나에 있는 집은 한동안 내 노트북 바탕화면을 장식했다. 3년 전 LA를 안내하던 대학부 후배 목사에게 이 집을 가자고 주소를 일러줬더니, 이 선배한테 이런 구석이 있었나 하면서 놀란 표정 짓다가 막상 들어가 구경하면서는 이 집 괜찮은데요 하던 일도 있었다. 아, 지금도 이 맥북으로 윈도우 사용하려면 그 집부터 구경하게 돼 있지.
한 부 가져 온 80면 짜리 카탈로그를 종종 펼쳐 보면서 다음 기회를 노리는데, 아내가 한 마디 한다. 나도 데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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