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oman's Remote
Posted 2010. 7. 27. 10:56, Filed under: I'm traveling/Colorful Chicago이번에 미국을 다녀온 비행기는 델타항공인데, 노스웨스트와 합병해 디트로이트를 본거지로 미국 전역과 연결돼 있었다. 그러니까 일리노이주에 있는 시카고를 가려면 시카고보다 조금 먼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까지 가서 거기서 국내선을 타고 서쪽으로 오는 시스템이었다.
디트로이트 공항은 처음이었는데, 미국 공항치고는 그런대로 볼만 했지만 대부분의 미국 공항들이 그러하듯이 딱히 시간을 들여 구경할 만 하진 않았다.
비행기 여행을 하다 보면 미국 사람들로 보이는 외국인들은 대개 두툼한 소설책을 한두 권 갖고 와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열심히(묵묵히, 끈기있게) 읽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아마도 공항에 별로 볼 게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다(또 다른 실제적인 이유는 연착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어 기다리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함이기도). 그에 비해 우리나라 인천공항 같은 데는 한눈 팔기에 좋은 샵들이 무척 많은 편이다.
비행기 여행을 하다 보면 미국 사람들로 보이는 외국인들은 대개 두툼한 소설책을 한두 권 갖고 와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열심히(묵묵히, 끈기있게) 읽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아마도 공항에 별로 볼 게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봤다(또 다른 실제적인 이유는 연착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어 기다리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함이기도). 그에 비해 우리나라 인천공항 같은 데는 한눈 팔기에 좋은 샵들이 무척 많은 편이다.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연결편을 기다리다가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상점에서 카드를 팔기에 잠시 구경했다. 빙빙 돌려가며 고를 수 있었는데, 그 중 한 카드에 시선이 멈췄다. 이름하여 <여성용 리모콘>.
디자인은 단순했지만, 리모콘 단추들에 여성들 특히 주부들의 소박한 욕망이랄까 쌈빡한 희망사항들을 충실히 반영한 제법 쓸모있는 녀석이었다.
디자인은 단순했지만, 리모콘 단추들에 여성들 특히 주부들의 소박한 욕망이랄까 쌈빡한 희망사항들을 충실히 반영한 제법 쓸모있는 녀석이었다.
▶ 저기 거실에 어지러이 널려 있는 것들 좀 치우고, 상 좀 차려봐!
▶ 로맨스는 ↗, 섹스는 ↓
▶ 코 고는 소리랑 스포츠 중계는 소리 안 나게 뚝!
▶ 인간아, 애들처럼 징징거리지 말고, 제발 칭찬 좀 하면 안 되겠니!
▶ 목욕물 데워놓고, 마실 것 대령하고, 날 왕비로 받드셈!
하나 사올까 하고 가격을 보니 세금 포함해 $3 가까이 된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카드 한 장에 3천 몇 백원이면 과하다 싶어 눈으로만 보다가 사진 찍어도 되겠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한다. 그래도 이 독특한 아이디어 상품을 하나 갖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나중에 시카고 보더스 서점 2층 카드 섹션에서 구입했다.
여성들은 이 기특한 녀석을 복사하든지 확대하든지 해서 알아서들 사용하시길! 너무 과용하진 마시고 요긴할 때 한 방씩 꾹꾹 눌러 효과를 만끽하시길! 남성들은 이 요상한 물건이 여성들, 특히 아내의 눈에 띄지 않도록 최대한 함구하시길! 그래도 결국 아내의 눈에 띄면, 영어를 몰라 작동이 안된다고 잡아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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