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포드 앞 Philz 커피
Posted 2015. 8. 2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미국 서부 도시들
내가 커피를 즐겨 마시는 걸 아는 Shiker님은 이번에도 괜찮은 커피샵을 구경시켜 주었는데, 요즘 핫한 곳이라며 스탠포드 대학 앞에 있는 필즈(Philz) 커피로 안내했다. 실내에 자리가 없어 밖으로 나왔는데, 혼자서 맥북 앞에 앉아 커피 마시며 작업하는 이들이 여럿 보였다.
2014 샌프란시스코 Blue Bottle Coffee (8/7/14)
주문하는 코너엔 커피 메뉴판이 손글씨로 빽빽하게 적혀 있는데, 재치 있게 자기네 가게 이름을 따서 라임을 맞춰 놓았다. 이 집에선 휠 업(fill up)이 아니라 필 업(phil up)해서 휠 업(feel up)해야 하는 게로군.^^ 주문하면서 계산을 하고 기다렸다가 커피를 받는 게 아니라, 주문해서 커피가 나오면 들고 가서 계산하는 시스템도 흥미롭다.
하도 많아 뭘 고를까 하는데, 이 집에서 뜨는 커피 가운데 하나라며 민트가 잔뜩 들어간 아이스 라떼를 권했다. 잠시 기다리자 커피가 가득 든 종이컵에 상추를 심은 것 같은 커피가 나왔다. 달고 시원한데다가 민트향이 나니 계속 마시게 됐다. 민트야 씹어 먹어도 되는 허브로 다른 음식에도 많이 들어가는데, 커피 위에 장식용으로 몇 장 얹었겠거니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놀랍게도 마셔도 마셔도 계속 민트가 들어 있었다. 그러니까 이 집에선 커피와 함께 민트를 마시는 셈이었다. 더위를 식히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한참을 마시자 바닥이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세상에! 바닥엔 아예 민트가 베이스로 듬뿍 깔려 있었다. 민트향이 나는 커피도 처음이지만, 이렇게 민트로 혀에 세례를 베풀긴 또 처음이었다.
미국은 보통 스타벅스 한 잔을 $2에 마실 수 있어 우리나라보다 커피 값이 싸다(아니, 우리나라가 엄청 비싸다). 이 집도 우리의 Medium 격인 Small은 $3, Large는 $4, 그리고 실제로 어느 정도 양인지 감이 안 잡히는 1파운드(LB)는 $18였다. 민트를 이렇게 많이 넣으면 모르긴 해도 우리나라에서였다면 7, 8천원은 받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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