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책방, 작은 회사
Posted 2015. 8. 26.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두 주 전에 열렸던 진로와 소명 컨퍼런스에서 둘째날 오후 11개로 나눠 진행된 영역별 강의에서 언론/홍보/출판 영역의 사회를 봤다. 그 때 출판 영역은 통영에서 남해의 봄날이란 특색 있는 출판사를 창업, 운영하고 있는 정은영 대표가 강의했다. 주로 자신의 출판사를 소개하는 스토리를 프리젠테이션했는데, 참가한 청년들의 필요가 얼마나 채워졌는진 잘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스토리였다.
마침 우리 부스에서 이 출판사 책들을 위탁 판매한 터라 정 대표가 쓴 책 한 권과 갓 나온 따끈따끈한 책 한 권을 구입했다. <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는 저자가 전에 일했던 디자인하우스에서 2012년에 나왔는데 광고, 출판, 홍보, 디자인, 사진 분야의 크리에이터(기획자) 13명의 창업 스토리를 정리한 재밌는 책이었다.
자신이 광고회사와 잡지사 기자로 일하다가 두 차례 창업한 경험을 바탕으로 디자인 스튜디오와 소규모 기획사나 출판사, 브랜드 개발 등의 분야에서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갖는 다양한 궁금증과 고민들을 준비와 실전 편으로 나눠 이미 회사를 세워 운영하고 있는 이들과의 인터뷰 기사 형식으로 일목요연하게 배열해 포인트별로 정리하는 방식이 신선하고 실제적이어서 술술 읽혔다.
자기 회사를 해볼 생각을 갖는 이들은 아직 안 가본 길에 대한 막연함과 두려움을 다소 떨쳐내면서 어떤 스텝을 밟아나가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좀 더 보완해야 할지를 가늠할 수 있고, 이미 작은 회사를 경영하는 이들도 귀기울여 들을 만한 유용한 팁들이 많아 보였다. 콘텐츠도 짭짤하지만 편집과 레이아웃도 잘돼 있어 스테디 셀러로 자리 잡았다.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는 지난주 금요일 한겨레를 위시해 여러 신문의 출판면에 일제히 소개된 신간인데, 충북 괴산에서 숲속작은책방이란 가정식 책방을 열어 화제가 된 부부가 시골 동네에서 서점을 하게 된 내력과 전국에 숨어 있는 특색 있는 동네 서점 수십여 곳을 방문, 취재해 테마별로 소개하는 책이다. 이 동네 서점들은 권말 부록으로 접어 놓은 "전국 작은 책방 지도"에 위치와 연락처가 나와 있다.
대형서점 몇 곳과 인터넷 서점으로 책 구매 시장이 몰려 있는 상황에서 작은 서점은 경쟁력이 없고, 생존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어느 새 통념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외국의 경우에서 보듯, 그리고 여기서도 잘 찾아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부부 저자의 창업기와 탐방기는 다르게 생각하는 이들이 아직 있고, 그 길 또한 가능성이 있다는 걸 들려주었다. 책방 지도 들고 몇 군데 가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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