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for All
Posted 2010. 7. 30. 10:55,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덥고 지쳐 올라갈 때는 무심코 지났는데, 곱돌 약수터를 지나 내려오다 보니 돌길이 시작되는
곳에 지름이 두뼘은 족히 됨직한 아름드리 나무 너댓 개가 적당한 크기로 놓여 있었다.
뒷편엔 이들보다 덜 굵은 나무 여러 개도 보였다. 그러고보니 지난 주에 큰 나무 한 그루가 넘어져
있던 게 생각났는데, 아마 그 나무인 것 같았다.
옆에선 할아버지 한 분이 톱과 칼로 열심히 나무를 다듬고 계셨다. 이 지점은 쉼터를 지나
직선 방향의 돌길 오르막이 끝나는 곳으로, 한 번쯤 숨을 돌리면 좋겠단 생각이 드는 지점이다.
잠시 대화를 나눠보니, 시에선 쓰러진 나무를 그저 계곡 아래로 굴려 놓았는데, 자신이 밧줄로 묶어
다시 끌고 와 나무 벤치를 만드는 중이란다. 목에 걸친 수건과 물 한 병으로 중복 더위를 달래며
묵묵히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나무를 다듬는 이 분, 정말 대단하다.
산을 그저 다니기만 하는 나같은 사람이 있고, 개중엔 쓰레기를 버리거나 자신만 편하면
다라는 생각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재주를 기꺼이 내는 사람을 직접 보니 늘 다니는 길이 새롭게 보였다.
것이다. 앉기 편하도록 표면을 잘 다듬었고, 작은 나무와 돌로 받침까지 튼튼하게 마련돼 이후로
수많은 사람들의 꿀맛같은 휴식을 도와줄 것이다. 여기를 지날 때마다 이 분 생각이 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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