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
Posted 2015. 11.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스킨과 로션이 다 떨어져 가서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오래 전부터 쓰고 있는 참존의
알바트로스 세트인데, 인터넷에선 2만원대 초반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 제품이다. 뚜껑을
열지 않고 눌러 써서 편하고, 여행용 새끼를 끼어주어 가성비가 괜찮은 제품이다. 알라딘이
화장품을 접어 이번에는 예스24에서 샀는데, 책을 사고 모아두었던 적립금 5천원을 쿠폰으로
쓰니 실구입가는 만원대 후반이 됐다. 얼굴에 바르는 것 (3/10/11)
택배 상자를 열어보니 케이스 위에 같은 회사의 다른 샘플 세 종류가 20여 개 넘게
들어 있었다. 이 정도면 가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인데, 여성들이 동네 화장품 가게나
마트 코너에서 살 때 샘플을 듬뿍 주는 건 봤어도 인터넷 주문에 이렇게 듬뿍 얹어주는 건
처음 봤다. 화장품 샘플은 받으면 기분은 좋지만, 남자들은 실제로 잘 사용하게 되진
않는데(나만 그럴지도^^), 그래도 공짜나 덤을 싫어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3년 전 여름 그랜드 캐년 여행을 마치고 귀국 전 날 라스베가스 아울렛에 들린 적이
있었다. 직원들 선물을 사려고 둘러보던 중 록시땅(L'Occitane)에 들렸는데, 마침 한국인
중년 여자분이 일하고 있었다. 50대 중반의 한국 남성이 선물용으로 사러 왔다고 하니 바로
한국말로 대화가 시작됐고, 어떤 걸 얼만큼 사면 좋을지 마치 여동생이 이런 건 잘 모르는
오빠에게 작심하고 한 수 가르쳐 주듯 향이며 트렌드 등 이것저것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기네 물건을 어떻게든 많이 팔려는 의도가 아니라, 화장품을 잘 모르는 중년 남성이,
그것도 같은 한국인이 자기네 매장에 온 걸 환영하는 의미에서 적절한 설명으로 선택을
도와주려는 친절이 느껴지는 서비스였다. 게다가 한국식으로^^ 서랍을 열어 샘플도 이것저것
꽤 많이 챙겨 준 다음 이메일 주소를 적어 회원가입하게 했다. 한국도 아니고 무슨 소용이
있을까 했는데, 그후 지금까지 매주 록시땅 세일 정보를 담은 예쁜 메일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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