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노골적이잖아
Posted 2016. 1.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아서라, 말아라
계원대 사거리에 있는 갈마공원 한쪽 나무와 울타리에 작은 손펼침막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어떤 건 나무 줄기에 옷 입히듯 감싸놓았고, 나무와 나무 사이엔 흰 끈으로
연결해 붙여놓기도 했고. 울타리 중간중간에 묶어놓기도 했다. 오십 미터 남짓한 거리에
열 개가 훨씬 넘게 붙어 있는데, 하늘색 바탕에 빨간색 글자로 써서 보이기도 잘 보인다.
전달하고픈 메시지인즉슨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는 것, 촬영 단속된다는 거였다.
전형적인 난리법석에 오버 행정이다. 공원 이용자들이나 길 가던 흡연자들 가운데
피우던 담배꽁초를 아무렇게나 쓱 버리는 일이 잦아 공원 미관에 안 좋아서 캠페인을
벌이는 건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바로 옆의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보행로이기도 하고,
나같은 등산객이나 산보객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라 깨끗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는
가상해 보이지만, 역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이런 캠페인은 할만 하니까 길 양쪽 끝이나 중간쯤에 점잖게 두어 개 붙여놓으면 보기도
좋고, 메시지 각인 효과도 컸을 텐데, 그걸 못 참고 마치 가게마다 찌라시 뿌리듯이, 아무 데나
스티커 붙여놓듯이 거의 마구잡이 식으로 범벅을 해 놓으면 보기도 안 좋거니와 효과도 반감되게
마련이다. 카메라 그림과 함께 단속중이라 써 놓은 걸 보면 근처의 CCTV로 찍고 있다는
말이기도 한데, 멀쩡한 사람들 지나다니면서 괜히 찝찝해지기만 한다.
계몽시대도 아니고 길거리 현수막으로 하지 않고 작은 손펼침막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건
촌스럽지 않고 잘한 일 같은데, 너무 많이 붙여놓아 홍수를 이루게 한 건 조금 아쉬운 대목이었다.
많이 붙여놓는다고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 걸까. 오히려 스팸 문자처럼 너무 반복되는 메시지를
보면서 너나 잘해라는 식의 짜증스런 반응이 더 많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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