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출귀몰 전
Posted 2016. 2.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미술대학인 계원대 주변을 걷다 보면 정문 앞 갤러리 27 외에도 이런저런 다양한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는 걸 볼 수 있다. 복도와 통로는 물론이고, 야외 잔디밭, 학교 옆 숲
사잇길에도 종종 학생들의 설치 작품들이 놓여 있어 점심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뜻밖의
즐거움을 맛보곤 한다. 작년 11월 말엔 정문 앞에 컨테이너가 하나 놓이더니, 해가 바뀌고도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다.
바닷가 부두도 아니고, 야적장도 아닌 곳에 컨테이너가 덩그러니 놓인 게 이상했지만,
이 또한 전시 수단의 하나란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M+ART란 이름도 크게 써 붙인 걸
보니 그림 같은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은 아닌 것 같고, 학생들의 공예 소품들을 전시하고
판매도 하는 공간인듯 싶었다. 옆 면엔 나흘간 한다는 날짜도 찍혀 있는데, 학기말에만
며칠 열었다가 그후 옮기질 못했는지 문이 닫힌 채 계속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옆면엔 영어로 M+ART를 설명하는 듯한 단어들이 써 있고, 다른 쪽엔 신출귀몰이라고
다른 이름을 써 놓았는데, 한자와 영어 그리고 우리말을 조합해 말놀이를 하는 것 같았다.
뭘 말하려는 건지 직접 보지 않아선지 알듯 말듯 바로 감이 잡히진 않았다. 한쪽 구석엔 웃는
도깨비 얼굴이 두 개 그려져 있는데, 한 놈은 머리에 뿔이 하나고, 다른 놈은 뿔이 두 개다.
게릴라처럼 전시나 판매를 했다 안 했다 하면서 신출귀몰 쇼를 계속해 줄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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