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광화문 풍경
Posted 2016. 11.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두 주 전 주일 페북에 박총의 짧은 글이 하나 올라왔다. 경찰이 백남기 선생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하려 해 교회 가다 말고 그 앞을 지키러 서울대병원으로 틀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날은 고함이 찬양이고 몸싸움이 예배라는 특유의 조크도 곁들였다. 그후에도 경찰과 시민 지킴이들의
대치는 계속됐고, 결국 영장 집행 만료일이 지나고 그 사이 jtbc발 순실 사태가 터지고, 일파만파
확대되면서 결국 장례일정이 잡혀 어제 오후 선생의 영결식이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선생을 잘 모르지만 그래도 TV나 보면서 보내 드리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 광화문엘
다녀왔다. 야3당 대표들과 여러 인사들의 추도사가 이어졌는데,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기승전
박근혜 퇴진으로 목소리가 모아졌다. 내가 있던 주변엔 대체로 40대에서 60대로 보이는 이들이
많았는데, 차분하게 참여하는 것 같았다. 주말 프로를 트는 지상파들 대신 종편들이 하는 저녁
프로들을 보니 물을 만난듯 아예 광화문 현장 화면을 띄워놓고 더 열을 내고 있었다.
같은 시간 바로 옆 세종문화회관 앞에선 중고등학생들의 시국선언 집회가 열려 중간중간 이들이
외치는 구호가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인쇄된 손팻말들 사이로 자신의 의견을 적은 손팻말들도 보였는데,
수능을 열흘 정도 남겨놓고 온듯한 학생이 직접 쓴 팻말이 할 말을 잃게 만든다. 다음주 토요일엔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는데,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는 현실과 이면의 사건과 해법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고 마음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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