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 욕심
Posted 2017. 2.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사무실 책꽂이를 정리하다가 한 구석에서 스테이플스에서 만든 견출지 묶음이 나왔다. 6-7년
전쯤 뉴질랜드 코스타에 갔다가 대학 문구 코너에서 발견하고 좋아라 사둔 것이었다. 북마크 모양의
플라스틱 재질 위에 얇으면서도 색색깔 조금씩 다른 모양과 크기로 된 것인데, 우리나라에선
못 보던 거라 무척 맘에 들었던 것 같다. 게다가 한 종류가 10장쯤 되어 한동안 잘 쓰겠다 싶었고,
가격도 몇 불 안 되는지라 룰루랄라 득템한 것이다.
그런데 산 지 제법 지났기 때문에 이미 다 쓰거나 최소한 반 이상은 소비했어야 했는데,
몇 장 안 쓰고 거의 새 것처럼 남아 있었다. 엊그제 샀다고 해도 통할 정도로 멀쩡한 게 책꽂이
한 구석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한동안 잊고 있던 걸 찾게된 건 좋았지만, 이게 무슨 값 나가는
신주단지라고, 안 쓰고 애껴두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책 읽으면서 눈에 띄는 멋진 구절이나 표현이 나오면 붙여둘 요량으로 샀지만, 막상 일일이
떼어서 붙이는 게 귀찮기도 하고, 한편으론 약간 아까운(?) 생각 - 여러 번 재활용이 가능한데도 - 도
들어 막 쓰지 못했던 모양이다. 다시 눈에 띄었어도 안 쓸 게 뻔하고, 그러다가 다시 어느 구석에선가
잠잘 게 뻔해 보여 며칠 집에 와 있는 g에게 보여주니 쓰겠다길래 주었다.
한동안 예뻐 보이는 문구류에 대한 욕심이랄까 애착이 있었던 것 같다. 병적일 정도라거나
지나칠 정도는 아니었어도 팬시한 엽서, 각종 펜, 북마크, 브로셔 등을 보면 갖고 싶고, 갖게 되면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모아두는 건 잘했지만, 즐겨 활용하는 데는 인색했던 것 같다. 생산성보다는
기분을 업 시키는 데 효용이 미쳤던 것 같다. 지금은? 이런 욕심이 예전보다는 많이 줄어들고
가벼워지긴 했지만, 눈앞에 팬시한 문구류가 얼쩡거리면 아마 다시 갖고 싶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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