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것들과 남은 것
Posted 2017. 9.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모락산 등산로에 밤송이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뒹굴고 있었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은 데가
아니었다면 혹 알밤을 품고 남아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매일 같이 이른 시간에 다니고, 산 구석
어디에 뭐가 있는지 잘 아는 얼리 버드들이 진작에 속을 까서 밤은 챙겨가고, 벌어진 밤송이들만
남았다. 등산로에 이 정도로 떨어진 걸 보면 밤나무 아래 숲에는 제법 많은 밤이 떨어졌을 테고,
줍는 재미가 제법 있었을 것 같다.
조금 더 올라가다가 미처 주워가지 않고 길가에 남아 있는 알밤 하나가 눈에 띄었다. 상처도 없고
매끈한 게 멀쩡해 보였는데, 어찌 눈에 띄지 않았나 모르겠다. 주위에 밤송이가 안 보이고, 밤이 흙색과
비슷해서 미처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모양이다. 아마 여러 개가 굴러 다녔다면 나도 집어올까 말까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는데, 글쎄, 열 개가 넘게 보였다면 혹 모를까, 그냥 가던 길을 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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