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에 매달린 나뭇잎
Posted 2017. 10.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차창으로 보이는 가로수들은 제법 울긋불긋 물들었지만, 모락산엔 아직 단풍 소식이 안 보인다.
붉은 단풍은 거의 볼 수 없고 노란 단풍만 듬성듬성 보이는데, 등산로 초입에서 노랗게 물든 나뭇잎
하나가 머리 위에서 시선을 끌었다. 나뭇가지에선 분리된 채 땅에 떨어져 뒹구는 운명을 맞이할
참인데, 그 사정을 딱하게 여긴 거미줄이 대롱대롱 공중부양시키고 있었다.
거미줄이 아무리 끈끈해도 아주 오래 버티진 못할 테고, 점점 아래로 아래로 향하면서 결국
손을 놓아 떨어져 헤어질 날이 오겠지만, 그때까진 어떻게든 서로를 끌고 잡아당기면서 매달리는
신공을 보여줄 태세였다. 신기한 장면을 찍으러 한 걸음 다가서자 바람 때문인지, 아니면 길게 늘어트린
거미줄을 끊기지 않게 하려는 작용인지 나뭇잎이 빙글빙글 돌면서 앞뒷 면의 온전한 모습을
끝내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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