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조선 2만호 기념엽서
Posted 2018. 1.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종종 예전에 사 놓고선 어디에 두었는지, 아니 그런 게 있었는지 자체가 가물가물한 것들이 있다.
그땐 사고 싶거나 사 둘만해서, 부피나 두께도 얼마 안 되고, 게다가 값도 얼마 안 하는 문구류나 엽서라
쉽게 샀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까맣게 잊고 지내던 그런 거 말이다. 그러다가 문득 방 정리를 하거나
이사라도 한두 번 하면 어느 구석에 있는지 모르다가 기억은 물론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고 아예
사라지는 것들이 가끔 생긴다.
막내방 PC에 연결돼 있던 프린터릏 안방 PC와 연결할 필요가 생겨 프린터 드라이브 CD를 찾느라
여기저기 뒤지다가(PC 운영체제가 옛 것이라 인터넷에서 찾아선 빙빙 돌기만 해서) 결국 못 찾고,
그 대신 한동안 잊고 있던 옛날 사진뭉치를 발견했는데, 그 속에서 30년이 지난 엽서 두 장이 나왔다.
86년에 나온 건데, 지금은 이상한 꼴통보수우파 언론의 대명사가 됐지만, 그때만 해도 그렇게까지
엉망이진 않았던 당대 대표 신문사인 동아와 조선의 지령 2만호 기념 엽서들이었다.
둘 다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1920년에 창간돼(별로 중요하진 않지만 조선이 3월 5일로, 4월 1일인
동아보다 조금 앞섰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다가 1986년에 나란히 지령 2만호를 맞아 당시 체신부
(遞信部, 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기념엽서를 낸 것이다. 당시 엽서값이 그랬는지, 조선은 50원, 동아는
60원 짜리인데, 30년이 지나 약간 희귀템이 됐으니 물가지수를 감안하면 뒤에 0이 두세 개씩은 더 붙을지
모르겠다.^^ 그냥 두면 다시 잊어버릴 수도 있으니, 별 가치나 소용은 없어도 액자라도 해 두어야겠다.
마침 오늘은 동아일보가 지령 3만호를 맞는 날이라고 한다(조선일보는 작년 6월). 조선일보야 늘
비틀거렸지만, 소년동아 시절부터 애독하던 동아일보도 70년대 후반과 80년대를 지나면서 논조가
이상해지다가 결국 한겨레, 경향 같은 후발주자에 민주, 진보지 타이틀을 헌납한 채 쑥스러운 센텐니얼
(centennial)을 바라보고 있다. 영화 <1987>만 해도 기자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 활약하던데,
오랜 오명을 벗고 유턴하는 건 불가능하겠지. 요즘 신문 보는 법 (1/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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