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 좋은 녀석
Posted 2018. 2.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지난 주일 오후 교회에 갔다오는데, 답십리 부근에서 앞차 뒷유리 위 지붕에 어디서 본 듯한
친구가 떡 하니 앉아 있었다. 실외로 노출된 곳이라 보통 뭘 둘 수도 두지도 않는 덴데, 더군다나
달리다 보면 흔들리거나 떨어지기 십상인데 재주도 좋게 고정돼 있다 싶었다. 빨간불을 만나면 좀
자세히 볼 수 있겠거니 싶었는데, 기다렸다는듯이 그 다음 4거리에서 잠시 멈춘 틈을 타서 급히
폰으로 당겨 찍어두었다.
앉은 키가 한 뼘은 넘고 두 뼘은 안 돼 보이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앉아 있는 피규어였는데, 달리는 차 위에 저리 편한 자세로 앉아 뒤따르는 차들을 지켜보는 게
아주 재밌는 모양이었다. 재질이 뭔지 모르겠지만 저런 모양의 안테나일 것 같지도 않은데, 달리는
차들 사이에서 시선깨나 끌면서 유유히 도로를 질주해 주일 오후의 나른함을 잠시 잊고 신호가
두 번 정도 바뀔 때까지 뒤따라 주었다.
혹시 진행방향인 천호대교 쪽에 출동할 상황이 생겼는데, 미국과는 달리 날이 추워 건물 벽을
타고 넘나드는 게 부담스러워 달리는 차의 힘을 빌린 겐가 싶었는데, 설마 그건 아닐 것이다.^^
무슨 연유인진 모르겠지만, 여하튼 마블을 좋아하고, 피규어를 애호하는 차 주인이 떨어지지 않게
고정시키고 달리면서 뒤따르는 차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 같았는데, 저렇게 하고
다니는 동호회라도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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