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창길 산행
Posted 2011. 3. 7. 11:46,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어제 오후 3월 첫 산행을 했다. 1-2월 겨울산은 꾸준히 찾았는데, 이런저런
일로 춘삼월 산행은 시작도 못하고 있었다. 토요일 밤 어머니 생신상으로 가족들과
함께한 부페의 후유증으로 아침 점심을 걸렀더니 시장끼가 몰려왔지만, 요즘 우리집에서
인기 있는 튀김우동을 먹으면서 TV를 보고 싶은 유혹을 박차고 집을 나섰다.
애니고 쪽에서 올라가는 검단산은 길이 좋지 않았다. 이월말에서 삼월 중순까지
산에서 만나는 진창길이 극성을 부리고 있었다. 등산화가 푹푹 빠지고, 바지에 흙이
툭툭 튄다. 괜히 왔다는 후회가 밀려오지만, 그렇다고 돌아설 수도 없다.
쉼터를 지나 코너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점엔 아예 20m 정도의 구간에
들어가지 말라는 로프가 쳐 있다.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길가를 덮치면서
얼어있다가 갑자기 녹아 물길이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이런 길 사정이 안 좋은 일만 만드는 건 아니다. 아무래도 보통 때보단
천천히 걷게 되므로 체력이 비축되었는지 곱돌 약수터를 지나 깔딱 고개 너머
정상에 이르기까지 별로 힘든 줄 모르겠다. 정상 가까이에서 뉴질랜드 코스타 때 만난
JK 타이거가 대구에 와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답문자는 정상에 앉아 보냈다.
올라온 길이 너무 질어 조금 길지만 조금 사정이 나을 것 같은 유길준 묘소
방향으로 내려왔다. 조금 낫긴 했지만, 매일반이었다. 전망대에서 뒤돌아본 정상부는
아직 설경을 간직하고 있다. door to door로 2시간 45분이 걸렸다. 산행의 피로를
<나는 가수다> 첫방이 보상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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