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대 캠퍼스 1
Posted 2011. 4. 4. 11:15,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여행을 가면 가능한 한 그 도시의 미술관과 캠퍼스를 가 보고 싶은데, 이번 여행에선 미술관은 가지 못하고 대만대 캠퍼스를 산책했다. 지난 번에 한 번 온 적 있는데, 그 때 인상과 느낌이 좋았는지 여행을 준비하는 직원이 첫날 점심식사 후 첫 번째 코스로 잡아놓았다. 이심전심.^^
타이완은 아열대 기후라 사시사철 푸르름을 볼 수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나무 하나에서 수십 개의 뿌리로 갈라진 듯한 울창한 나무들이 눈길을 끈다. 캠퍼스의 나무 그늘이 학교의 은근한 연륜과 저력을 보여준다. 타이베이 여행에서 대만대학을 찾는 이유는, 안정감이랄까 저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완은 일본의 지배를 받으면서 어떤 의미에선 우리보다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고, 일본에 대한 거부감도 우리보단 덜한 것 같았다. 거리를 달리는 차량 대부분도 일제고, 캠퍼스도 일본풍을 살짝 느끼게 하는 건물들이 눈에 띈다. 영화를 찍어도 좋을 만한 빨간 벽돌 건물이 단아하게 서 있었다.
담쟁이 이파리들로 덮인 건물도 여럿 눈에 들어온다. 너무 단순한 비교가 되겠지만, 아담한 한국 캠퍼스는 걷기에 좋고, 넒다란 미국 캠퍼스는 차를 타고 다닌다면, 언덕길이 별로 눈에 안 띄는 대만의 캠퍼스는 자전거로 다니기에 좋은 것 같았다.
정문에서 도서관까지 늘씬한 야자수가 도열해 있는 게 이 캠퍼스를 산책하면서 첫 번째로 받는 신선한 충격이다. 기후와도 관계가 있겠지만, 캠퍼스를 대표하는 나무로 이런 늘씬한 나무를 심은 이유가 짐작된다.
나무가 많으니 꽃도 빠질 수 없다. 학생들과 방문객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연못가엔 예쁜 꽃들이 많이 피어 있어 포토존을 이루었다. 잔디밭에 색색의 꽃으로 글자를 만드는 친구들이 여럿 보였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수 놓은 것인지, 사랑을 다짐하거나 구애하는 표현인지 알 수 없지만, 잠시 멈춰서서 지켜보는 이들도 미소를 짓게 만드는 힘이 느껴진다.
한 시간 정도를 예상했는데, 역시 이 캠퍼스의 풍경과 학생들이 어울어져 빚어내는 아름다움에 취해 다들 좋다를 연발하며 두 시간을 걸었다. 그래도 아마 이 캠퍼스의 반의 반도 못 봤을 것이다.
소풍 온 사람들이 정문 앞에서 인증 샷을 빠뜨릴 수 없다. 이 사진의 포인트는 대만 국기가 펄럭일 때 펼쳐진 순간을 잡는 건데, 우릴 찍어준 이는 그 대신 여행객들의 즐거운 표정을 놓치지 않고 잡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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