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음식
Posted 2022. 10. 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Finally Europe
여행의 중요한 순간 중 하나인 음식 먹는 즐거움을 이번 여행에선 아쉽게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파리, 피렌체, 로마, 소렌토에서 먹은 것들 중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으니 말이다. 제한된 정보와 짧은 경험으로 각양각색 무궁무진한 이들 도시의 음식을 논하는 게 말이 안 되긴 하지만, 그래도 두 주간 먹은 것들 가운데서 엄지 척 해줄 것들이 별로 없다.
대체로 많이 걸어 피곤했고, 길을 찾는 번거로움에 신경이 쓰여 온전히 음식을 영접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눈으로 보는 순간, 혀에 닿는 순간, 씹고 목에 넘기는 순간에 특별한 감흥을 주는 음식들이 다른 여행에 비해 희귀한 여행이었다.
내남이 알다시피 그리 까다로운 입맛의 소유자도 아니고, 음식의 퀄리티보다는 양을 더 즐거워 하고, 가성비 따지면서 웬만하면 잘 먹고, 웬만하면 새로운 음식에 반색하는 내가 유럽 음식에 입맛을 별로 안 다시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여행 내내 한국 음식 생각을 하진 않았어도 우리네 입맛과 차이가 있다는 걸 수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아주 없진 않았다. 로마의 에스프레소와 크로아상, 대구 튀김, 파리의 오리 스테이크와 농어 구이, 피렌체의 무지막지한 티본 스테이크 등이 있었다. 물론 그 중에 제일은 파리 호텔에서 끓여 먹은 안성탕면이었다.^^ 딱 두 개만 넣어 갔는데, 저녁을 놓친 밤에 아무 반찬도 없이 영접한 라면이 지치고 허기진 여행자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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