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Church
Posted 2011. 11. 3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코스타를 마치고 주일에 해인과 함께 Life Church에서 예배 드렸다. 편안해 보이는 교회 로고와 수수한 건물 외관은 첫인상을 편하게 해 주었다. 주일학교가 끝나는 시간이어선지 아이들 손 잡고 출입하는 모습도 속은 어떨지 몰라도 일단 잘 왔단 생각이 들게 한다.
예상했던 대로 컨템포러리 스타일의 예배를 드리는 교회였다. 교회라는 인상보다는 개조된 창고에서 열리는 콘서트 느낌을 주는 예배였다. 한 시간 반 정도 별 부담 없는 순서들이 이어지면서 무대에 선 열 명이 넘는 밴드와 찬양팀의 음악은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었고, 추수감사절 시즌이어선지 감사(gratitude)를 주제로 한 메시지도 딱딱하거나 어려운 구석 없이 쉽게 이해되고 끄덕여졌다. 사람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고, 전반적인 분위기는 편하고 부드러웠다.
예배를 마치고 난 뒤에도 교인들은 삼삼오오 인사를 나누며 교제하는 모습도 정겹다. 마치고 부리나케 집으로 가기보다는 여운을 즐길 줄 아는 교회 같았다. 뭔가가 없으면 이런 평범해 보이지만 쉽게 연출되지 않는 따뜻한 장면을 지켜보기 어려운 법이다.
어떤 의미에서 교회는 서점이 있는 교회와 없는 교회로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요즘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할 때, 주일에 꼭 이렇게 반듯한 공간은 아니더라도 책을 구경하거나 펴 보면서 필요한 책을 접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제공하는 건 예배만큼이나 중요할지 모른다.
Giving Station. 우리나라도 여러 교회들이 온라인으로 헌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지만, 이렇게 한 구석에 신용카드 헌금대를 둔 건 처음 봤다. 이 교회는 예배 순서에 헌금 순서가 당연히 없었고, 헌금함도 첫 방문자의 눈엔 잘 안 띄었는데, 이렇게 예배 전후에 카드로 헌금하게 하는 것도 흥미로운 풍경이었다.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가 아니라 현대인들의 문화적 코드를 자연스럽게 반영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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