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ing with PaulMo 3 - 정말 맛있었던 Fish & Chips
Posted 2011. 12. 2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와이토모 동굴 구경을 마치고 두 번째 코스인 타우포 호수 가는 길에 테 쿠이티(Te Kuiti)란 작은 동네에서 잠시 쉬면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아침을 잘 먹어둔 터라 다들 별로 시장기를 느끼지 않다가 어느새 3시 가까이 되어 폴모가 작은 공원이 보이는 곳에 차를 세웠다.
마침 피쉬 앤 칩스를 하는 집이 있어 주문하고 밖으로 나와 잔디밭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외관도 그리 두드러지지 않고, 상호도 잘 눈에 띄지 않는 이 집에서 간단히 요기만 하고, 좀 더 가서 괜찮은 식당을 찾을 요량이었다.
그런데 이 집 피쉬 앤 칩스가 뜻밖에 대박이었다. 폴모가 몇인분인지 주문한 게 종이에 둘둘 말아 나왔는데, 시장하기도 하던 차였지만 큰 기대 없이 무심코 한 점씩 입에 넣어보고선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서로 눈을 맞추고 미소를 머금으면서, 엄지 손가락을 세워 "대~박!!"을 외쳐댔다.
전에 피쉬 앤 칩스를 두어 번 먹어본 적이 있었다. 2007년 LA 남가주대학(USC)에서 열린 세미나에 영국 맨체스터에 사는 케냐 출신 영국인(흑인) 목사와 친해져 저녁을 함께 먹으러 다녔는데, 이 친구가 간절히 찾던 음식이 피쉬 앤 칩스였다. 미국엔 왜 피쉬 앤 칩스 파는 데가 눈에 안 띄는지 모르겠다던 그와 이 식당 저 식당을 찾아 다니다가 마침내 푸드 코트 한 구석에서 피쉬 앤 칩스 하는 집을 발견했을 때 그가 반가워하던 모습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는 그런대로 괜찮다며 잘 먹었지만, 사실 난 별로였다.^^
그런데 이 집의 피쉬는 맛이 끝내줬다. 대구과의 일종인 호키(Hoki)를 튀겨낸 건데, 생선살 맛이 싱싱한 대구와 고등어 중간 맛이 나는 게 감칠맛과 땡기는 맛이 있었다. 튀기기도 잘 튀겨 뜨끈한 게 입에서 살살 녹았다. 생각 같아선 2인분쯤 더 시키자고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감자도 적당히 잘 튀겨낸 게 문자 그대로 피쉬와 칩스가 서로 잘 어울리는 환상의 조합이었다.
폴모가 커피와 함께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만 판다는 시원한 음료를 사 왔다. 이름은 생강맥주지만, 단 맛이 나는 무알코올 음료였다. 그런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유효기간이 좀 지난 거 같은데, 뭐 그런 건 어디까지나 권장사항이니까 일 없다.^^ 박카스와 사이다쯤 되는 드링크에 유효기간 따지는 건 별 의미 없지 않은가.
다시 예쁜 디자인으로 내 시선을 잡아끈 건 종이커피잔. 근데, 이 친구들은 커피에 great coffee, perfect coffee 같은 걸 붙이기 좋아하나 보다. 말은 맞는 말이다. Perfect coffee doesn't just happen. 피쉬 앤 칩스의 살짝 느끼한 맛을 커피가 잘 잡아주었다.
숨어 있던 오리들이 우리가 앉자마자 다가와 말을 걸더니 친구들까지 죄다 불러들였다. 맛있는 거 나눠 먹자는 거였다. 난 새나 동물들과 노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로즈마리는 이런 순간을 너무 좋아라 한다. 감자튀김을 잘라 던져주니 왔다갔다 하면서 잽싸게들 받아 먹는다. 개중에 수줍어하는 한두 녀석은 가까이 줘도 빼앗기기만 해서 일부러 그 주둥이 앞에 던져주기도 했다. 녀석들이 우리 감자칩 10개는 먹어 치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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