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헤어지다
Posted 2012. 2.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수요일 점심시간에 모락산 사인암에 올라 탁 트인 하늘을 보는데, 비행기가 지나갔는지 흰
꼬리가 길게 남아있었다. 그리고 또 한 대가 비행하면서 그 흔적에 접근하고 있었다. 평지에서도
볼 수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사방이 탁 트인 산 위에서 보니까 더 실감이 났다. 바로 앞이 낭떠러지인
바위 위에서 목을 젖혀 하늘을 계속 바라보는데 따르는 아슬아슬함에 조바심이 나긴 했지만.^^
조금 당겨 보았더니, 비행기 한 대가 막 앞 비행기가 남긴 꼬리에 접근해 도킹을 시도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꼬리로 길게 흰 연기를 뽑아내더니 자신도 다른 비행기가 남긴 연기 속으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몇 초 간격으로 셔터를 눌러댄 다음 내려와서 모니터로 보니, 서로 교차하는 모양새가
됐다. 조종사는 알았을까.
기종이 다른지, 하나는 꼬리가 굵고 살짝 구불구불한 면이 있는데, 나중 것은 가늘고 반듯했다.
둘 사이의 각도가 10도쯤 돼 보였다. 조금 인심 써서 30도쯤 만들어 주고, 조금만 일찍 교차해 둘
사이의 흔적이 좀 더 선명하게 남았으면 더 멋있었을 텐데, 하며 혼자 되지도 않는 그림을 그렸다.
실제로는 둘이 고도 차이가 있고 겹친 게 아닌데 내 눈에 그렇게 보이는 거란 걸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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