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하루 더
Posted 2012. 2.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4년마다 돌아오는 윤년이 아니었으면 달이 바뀌어 3월이 되어 있을 텐데, 그러면 주일
보내고 이틀 만에 다시 돌아온 휴일을 룰루랄라 즐기고 있을 텐데, 2월을 하루 더 살게 됐다.
요맘때가 겨울의 끝자락임은 산에 다녀보면 알 수 있는데, 열흘 전 검단산에는 아직 눈 덮인
곳들이 제법 눈에 띄더니, 그저께 모락산 산책길엔 이미 싹 녹아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겨울산은 눈도 좋지만, 이파리들을 다 떨어뜨리고 가지만 남긴 나무들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을 수 있어 좋고, 사계절 중 유일하게 멀리서도 능선이 보여 좋다. 무성한 숲에 압도된
채 무심코 걷기만 하던 산이 대강 어떤 모양새인지 짐작할 수 있어 한결 산과 가까워지는
느낌을 주는 계절이기도 하다.
한두 달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봄날의 따스함과 노곤함을 즐거워하면서 새 잎을 내는
신록을 노래하겠지만, 그래도 연중 제일 하기 싫으면서도 막상 걸음을 떼면 그만큼 충분한 보상을
준비해 놓는 겨울 산책이 다시 그리워질 것이다. 오늘로 세 계절, 열 달 지나야 다시 찾아올
겨울산들과는 잠시 이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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