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송이전과 유부동
Posted 2012. 3.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전(煎)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이다(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게 좀 문제긴 하다^^). 육전(肉煎)·동태전·굴전·완자전·버섯전·호박전·연근전 등 다양한 재료를 기름을 넉넉히 두른 프라이팬에서 구워 낸 전은 일단 맛과 모양새에서 식욕을 돋군다. 우리집에선 참치전도 많이 해 먹고, 예전엔 간단하게 스팸전^^도 했는데, 이건 요 근래는 잘 안 해 먹게 된다.
요즘 로즈마리가 종종 내는 건 새송이버섯전이다. 버섯 가운데 큰 편인 새송이는 마트에서 싼 가격에 쉽게 살 수 있는데, 모양새는 동태전을 닮았다. 머리 부분을 따로 부치면 다른 재료를 쓴 것 같은 시각적 효과도 있다. 전에는 간장에 찍어 먹었지만, 요즘은 김치나 절인 깻잎에 싸 먹는데, 밥은 안 먹고 전만 계속 집어 먹어 눈치를 받을 때가 많다.
두어 주 전에 부산 미도오뎅에서 어묵세트와 함께 유부동을 팔길래 두 봉지 주문했다. 30개 한 팩에 1만8천원인데, 2천원을 할인하고 있었다. 부산 시장음식으로 알려진 유부동은 유부 속에 당면과 당근, 양파 등의 야채를 넣은 다음 미나리로 살짝 묶어 모양을 낸 것이다. 찌개나 전골 등에 만두처럼 넣어 먹기 딱 좋은데, 우린 오뎅국에 한 사람당 두 개 꼴로 넣어 먹는다.
달달한 오뎅국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지만, 유부동이 들어가면 맛이 좀 더 나고 배도 부르다. 팔팔 끓인 유부동은 통째로 먹으면 미더덕처럼 씹을 때 속에 있는 뜨거운 국물에 입천장을 데기 쉬우므로 반으로 잘라 먹으면 좋다. 시장골목에나 가야 맛보던 것을 이제는 인터넷으로 주문해 손쉽게 해 먹을 수 있으니, 세상 참 편해졌다.
'I'm wandering > 百味百想'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로우 가든의 점심 (6) | 2012.03.10 |
---|---|
납작감자 해쉬브라운 (4) | 2012.03.05 |
하남 무봉리 순대국 (0) | 2012.03.01 |
아침에 사과 (4) | 2012.02.27 |
오후엔 보이차 (2) | 2012.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