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구급함
Posted 2012. 3.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산곡초등학교 지나 검단산 등산로 시작되는 산 지도 기둥 옆에 철제 구급함이 자리잡고
있다. 너댓 개의 주등산로가 있는 검단산에서 구급함이 있는 곳은 아마 여기뿐인 것 같다.
다른 산에서도 가끔 눈에 띄긴 하지만 없는 곳도 많은데,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이 4각
구급함은 지붕까지 잘해 놔 모양도 좋은데다 비바람눈을 거뜬히 견뎌낸다.
이 구급함의 정식 이름은 119 구급함이다. 앞면엔 연락전화번호가 있고, 자물쇠가
있는 왼쪽 문엔 사용 안내문과 내용물 소개가, 오른쪽엔 간단한 심폐소생술이 그림과 함께
설명돼 있다. 평소엔 별 관심이 없어 그 동안 한 번도 주목하지 않다가 지난주에 처음으로
가까이 가서 사진도 찍고 내용을 훑어봤다.
안에는 붕대, 거즈, 식염수, 파스, 지혈제, 상처치료제, 반창고, 부목, 붕대가위 등이
1-2개씩 비취돼 있는데, 이왕이면 조금 넉넉하게 넣어도 될 것 같다. 평소엔 잠궈놓는
자물쇠를 열려면 119로 전화 걸어 비밀번호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핸드폰이 안 될 때도
있고, 정말 다급할 때를 위해 다소간 분실 우려가 있더라도 등산객들을 믿고 그냥 옆에 번호를
적어놓는 게 나을 듯 싶은데, 관리하는 사람들 처지에선 채워넣는 것도 일이 될 수 있겠다.
아닌 게 아니라 이번에 집에 온 동생 말로는, 산을 제대로 타는 이들 배낭에는 웬만한
기초 응급용품들이 들어있다고 한다. 검단산이나 예봉산 같은 동네산행에는 거의 그럴
일이 없어 보이지만, 산행을 하다 보면 뜻밖에 일어날 수도 있는 내남의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란다. 기껏해야 배낭에 소형 랜턴이나 넣고 다니는 나는 아직 한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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