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두꺼비식당 간장게장
Posted 2012. 4.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오륙 년 전에 둘째와 한여름에 여수에 놀러간 적이 있었다. 해수찜질방에서 자면서 1박 2일간 다른 건 안 하고 맛집 투어만 열심히 하고 왔는데, 서대회무침, 장어 구이 등 여수의 이름난 블로그 맛집들을 끼니마다 다니다가 올라오는 늦은 점심으로 찾아간 집이 봉산동 게장백반 거리에 있는 두꺼비식당이었다.
쌍벽을 이루던 황소식당을 가지 않은 것은 사람이 많았기 때문인지 이 집을 먼저 봤기 때문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들어가 시킨 당시 5천원짜리 게장백반 - 지금은 8천원으로 올랐다 - 은 여러 블로거들이 이구동성으로 찬양하는 바 그대로였다, 무한 리필 되는 간장게장과 양념게장만으로도 밥이 입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 모르고 먹어댔다.
한참을 먹은 후 계산하고 나오는데 게장을 통에 담아 쌓아놓고 팔고 있었다. 택배 주문도 엄청나게 들어오는 것 같았다. 차를 갖고 갔기 때문에 한 통 사 와서 두세 주간 식구들의 좋은 반찬이 됐고, 그 후 일 년에 서너 번씩 주문해 먹는데, 동생 내외가 가기 전에 맛을 보여 주려고 시켰다.
여수 게장은 5-7cm 정도의 작은 돌게로 담근다. 시장이나 식당에서 흔히 보는 게장에 비해 작지만, 한 입 크기라 먹기 좋다. 게가 비싸 게장이 나와도 게딱지 차지는 여간해선 어려운 법인데, 돌게장은 그런 걱정 할 일이 없다. 왕성한 식욕과 뜨거운 밥만 있으면 몇 개라도 싹싹 젓가락으로 긁거나 밥을 넣어 비벼 파 먹을 수 있다.
간장게장은 집마다 쓰는 간장이나 양념이 달라 맛 차이가 조금씩 있다. 여기 껀 일단 짜지 않아서 좋은데, 살짝 단맛까지 밴 간장양념이 특징이다. 우리도 잘 먹지만 모친께서 특히 좋아라 하시는데, 팔십대 후반이시면서도 여전히 치아가 좋으셔서 내놓는 족족 제대로 씹어드셔서 보는 우리를 놀래키신다.
양념게장도 있지만, 우리입엔 간장게장만 못했던 것 같다. 아직 인터넷 주문은 안 받고 신용카드 결제도 안 되고, 전화주문과 계좌이체만 가능한데, 3.5kg 짜리 대(大)자가 3만5천원에 택배비 3천원 별도다. 중 자(2.5kg)는 2만5천원, 특(5.5kg)은 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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