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가득 따라야
Posted 2012. 4.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아침과 저녁식사후 한 잔씩 기본 두 잔은 우리 부부의 오래된 커피 생활이다. 전에는 사무실에서도 한 잔 했지만 요즘은 보이차를 마시니까, 특별한 외부 약속이나 모임 등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 한 하루 두 잔이 정량이다.
커피는 커피잔보다 머그컵에 가득 담아 마실 때가 많은데, 하도 계속 쓰니까 얼마 전부터는 닦아도 잘 지지 않는 커피때가 배었다. 그래서 요즘은 가끔 손님상에 내놓는 커피잔을 쓰는데, 아무래도 머그보다는 작아 정량을 부으면 거의 넘치도록 담긴다. 로즈마리는 촌스럽게 그리 따르지 말라고 질색이지만, 흐르기 직전까지 따라 마시는 것도 실력이다.^^
그러니까 로즈마리가 말하는 우아한 양은 7부나 8부 능선을 말하는 것일 텐데, 손님잔엔 이리 따라도 내 잔엔 조금 적어 보인다. 커피 끓이는 향이나 맛으로 커피를 논하는 이들이 많지만, 난 잔에 입술을 대자마자 닿는 뜨거운 커피의 감촉을 좋아하는 것 같다.
커피를 조금씩 또는 한참 식혀가며 마시는 이들도 있지만, 내 경우엔 따르자마자 마시기 시작해야 직성이 풀린다. 밥도 빨리 먹지만, 커피도 꽤 빨리 마시는 편이다. 성격이 급해서라기보다는 단순히 식은 커피처럼 맛없는 것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쯤 마시면 그제서야 조금 여유가 생기는데, 동시에 다시 가득 채우고 싶은 유혹도 살짝 느끼는 순간이다. 하지만 어딜 방문해서 커피 인심 좋은 서빙을 받으면서 리필하는 경우는 있어도 내 스스로 리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못 참을 만큼 아주 땡기는 것도 아니고, 다시 커피 내리러 가는 것도 조금 귀찮기 때문이다.^^
바닥은 봐야 한다. 커피를 남긴다는 건, 내 사전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까 적당히 남아 있기보다는 아예 가득 차 있거나, 바닥을 드러내거나 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매사에 그렇다기보다는 커피에 있어서 유독 그렇다는 말이다.
오늘 출연은 주연에 파주 프로방스 2인 커피잔, 제1조연은 로즈마리가 요즘 한참 꽂혀 만든 야생화 자수 테이블보, 제2조연은 케이프타운에서 사 온 날렵한 도트 무늬 배 모양 나무그릇과 그 위에 얹은 달걀 모양 돌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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