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단풍인가
Posted 2012. 6.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오월 말이면 막 봄을 지나 초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신록(新綠)이 한창이고 녹음(綠陰)이
시작되는 시기인데, 뜻밖에도 단풍(丹楓)을 볼 수 있었다. 지난주 남한산성 나들이에서 북문을
지나 벤치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는데 - 혼자 갈 땐 아무것도 안 먹는데 로즈마리와 같이 가면
아무래도 이것저것 먹게 된다^^ - 눈앞에 화알짝 단풍이 펼쳐진 것이다.
원래 남한산성 경내는 단풍이 수려한 곳이지만, 오월에 보는 단풍은 희소성 때문인지
무척 아름다워 보였다. 딱 눈앞에 보이는 몇 그루만, 그것도 나무 전체가 아니라 높이 달린
잎들만 붉게 물들어 초록색들과 멋진 앙상블을 이루고 있었다. 때를 모르고 붉고 노랗게 물든
게 꽤나 성미나 성질이 급한 녀석들인가보다 했는데, 홍단풍나무가 따로 있는 모양이다.
단풍에는 황(黃)단풍과 홍(紅)단풍이 있다던데, 같은 홍단풍도 붉기에 차이가 있어
사람에 따라 아주 붉은 단풍을 선호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은은한 단풍을 반기는 이도
있다. 가을에 이 자리에 앉았더라면 주위의 단풍들 때문에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이 나무들이 계절 덕을 톡톡이 보면서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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