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 Vegas 2 - 여행은 실수로 시작해야 한다
Posted 2012. 7. 1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Wow! Grand Canyon나를 아는 이들이 들었다면, 어떻게 iami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할 수 있었냐고 좀처럼 안 믿거나 납득할 수 있는 일이 내게도 일어났다. 사실 지난 주간은 정말 미친듯한 더위였다. 테일러 대학에서 머문 엿새 동안 가장 낮은 낮 온도가 97, 8도, 높을 때는 105도를 훌쩍 넘겼으니 섭씨로 환산하면 기본이 35도 정도 되는 대단한 더위였다. 이곳 사람들도 좀처럼 겪어보지 못한 무더위였다고 한다.
그런데다가 습도까지 높아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긴 했지만, 한두 번 더위를 먹은 게 분명했다. 라스베가스 공항에 내려서 예약해 둔 호텔로 이동하려 택시를 탔는데, 당연히 Ballys 호텔로 가자고 했다. 십 분 정도 달려 호텔에 내렸는데 팁을 포함해 27불을 주었다.
라스베가스 호텔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이건 호텔이 아니라 거대한 카지노장이었다. 체크인 카운터도 수십 명이 길게 줄을 늘어선 게 호텔이 아니라 무슨 대회에 참가해 등록하는 분위기였다. 체크인 카운터 맞은 편은 당연히 카지노였다.
근데, 호텔 직원에게 이메일 확약 번호를 주고 방 번호를 받아야 하는데, 이리저리 입력해도 확약이 안돼 있다며 서로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내가 그랜드 캐년 다녀온 다음 주 화요일에 하루 더 머물기 위해 예약해 둔 호텔로 온 것이었다. 그러니까 공항에 도착해선 공항 근처에 예약해 둔 다른 호텔로 갔어야 했는데, 다른 날짜에 예약해 둔 엉뚱한 호텔로 들어선 것이었다.
아니, 무슨 이런 뭐 같은 경우가 다 있담, 하며 허탈해진 순간, g와 나는 거의 동시에 이런 게 여행이란 생각으로 마인드를 급전환했고, 다시 짐을 들고 나와 다시 택시를 타고 온 길을 되돌아 와 공항을 지나 가까이 있는 원래 에약해 둔 호텔로 방향을 틀었다. 다시아까 낸 요금만큼을 냈으니 한 시간 사이에 몇십 불을 그냥 날린 셈이 됐다.
이런 해프닝, 이런 넌센스를 나도 저지를 수 있구나, 당할 수 있구나를 생각하면서 이내 정신을 차리고 라스베가스의 첫날밤을 즐기기로 했다. 뭐~ 이미 엎질러진 물, 다시 담을 수도 없을 땐 그냥 심호흡 한 번 깊이 하고 웃어주어야 한다. 덕분에 이번 여행이 더 즐거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I'm traveling > Wow! Grand Cany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Las Vegas 5 - 3박4일 천 마일 자동차 여행 (4) | 2012.07.17 |
---|---|
Las Vegas 4 - g와 함께 하는 아침 (6) | 2012.07.16 |
Las Vegas 3 - Table 34에서 먹은 양갈비 (2) | 2012.07.15 |
이런 더위는 난생 처음 (7) | 2012.07.12 |
Las Vegas 1 - 라스베가스 공항의 진풍경 (4) | 2012.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