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 Vegas 6 - 서부에선 IN-N-OUT 버거다
Posted 2012. 7. 1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Wow! Grand Canyon토요일 2시쯤 라스베가스를 출발하면서 점심 시간이 지났다는 걸 배꼽 시계로 느낀 우리는 인앤아웃 버거를 찾아나섰다. 어인 일로 우리나라엔 안 들어오다가 얼마 전에야 가로수길에서 론칭 행사를 벌였다는데 가 보진 않았다. 서부의 버거 지존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당연히 우리의 여행 첫 식사로 낙점되었다.
로고만큼이나 깨끗한 외관이라 평소 같았으면 이쪽저쪽에서 여러 장을 찍었겠지만, 베가스의 40도 가까운 한낮 더위와 따가운 햇볕은 밖으로 돌아다니는 걸 허용치 않았다. Beltway Marketplace에는 이 집 말고도 퀴즈노스, 코코스 등 다양한 식당들이 있었는데, 몇 걸음 떼기도 귀찮아지는 맹렬한 더위에선 이만한 곳도 없었다.
오픈된 주방에선 열 명이 넘는 종업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1948년 창립한 이후 패티와 감자 튀김에 냉동 제품을 쓰지 않고 생고기와 생감자를 쓰는 것으로 이름을 얻었다. 당연히 좋은 기름을 쓰는 것은 기본이었고.
맛으로 소문난 음식점들이 대개 이것저것 잡다한 메뉴를 자랑하기보다는 정말 잘하는 것 몇 가지만 집중하듯이, 이 집도 메뉴는 달랑 버거 세 가지다. 쇠고기 패티와 치즈가 두 개씩 들어간 더블더블과, 치즈버거, 그리고 그냥 버거.^^ 피쉬 버거 같은 건 안 만든다.
재미있는 점은 겉을 빵 대신 양상추로 주문할 수 있다는 것인데,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려는 고객들을 위해 개발했다고 한다. 호기심 많은 나는 당연히 더블더블을 이걸로 주문했다. 프렌치 프라이와 탄산음료까지 세트 메뉴가 6달러대면 충분하다.
맛은? 한 입 베물어 먹으면서 왜 미국 서부에 살거나 여행한 이들이 인앤아웃, 인앤아웃 하는지 금세 알 수 있었다. 이제껏 먹어본 버거 중에서 제일 맛있다고 말할 수 - 수제 버거도 있으니까^^ - 는 없지만, 몇 손가락 안에 끼어줄만 했다. 맥이나 킹보다는 한 수 위였다.
양상추를 두껍게 둘러 만든 버거도 원조 버거론자들에겐 조금 심심할 수 있겠지만, 싱싱한 맛과 신선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프렌치 프라이도 생감자를 바로 썰어 튀겨 사람에 따라 선호도가 조금 다르다는데,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웠다.
Shiker님이 음료수가 담긴 종이컵을 잠깐 들어보래서 살펴보니, 안쪽에 작은 글씨로 요한복음 3장 16절(John 3:16)이 새겨 있었다. 매장에 드러내 놓고 기독교 홍보나 성경 구절 크게 적어 놓는 것보다 어떤 의미에선 더 의미심장한 전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앞으로 미국 서부에 올 일 있을 땐 무조건 인앤아웃 버거를 먹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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