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 트레킹1 - 도착
Posted 2012. 7. 2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Wow! Grand Canyon7월 7일 오후 라스베가스를 출발한 우리의 렌트카는 In-N-Out 버거로 점심을 먹고, 마침 근처에 아웃도어 전문점인 REI(Recreational Equipment Inc.)가 있어 여행에 필요한 선글라스 - 안 믿으실지 몰라도 생애 최초 구입^^ - 와 노쓰페이스 등산셔츠를 좋은 가격에 구입하고는 그랜드 캐년의 관문 격인 아리조나 주의 플래그스탭(Flagstaff)이란 작은 도시에 예약한 첫 날 숙소 하워드 존슨(Howard Johnson)까지 65-75마일로 내내 달렸다. 중간에 후버댐을 잠시 구경하러 내렸다가 이글거리는 더위에 화들짝 놀라 철수.^^
Shiker님의 운전솜씨는 탁월했다. 3박4일간 조수석에서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했다. 아마 내가 운전했으면 한국에서처럼 내비게이션은 필수였울 테고, 중간중간 이정표나 풍경을 찍기 위해 여러 번 가다 서다를 반복했을 텐데, Shiker님은 네바다 주와 아리조나 주의 황량한 도로에서 시간을 낭비하며 지체하지 않도록 줄기차게 달렸다.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는 날이니만큼 새벽에 일어나 근처를 잠시 둘러보며 습관처럼 새로 눈에 띄는 것들을 찍었다. 주로 찍은 것은 자동차의 주 번호판(State Car Number Plate). 그런 걸 뭐하러 찍느냐는 이들도 있지만, 모르시는 말씀, 찍어두면 좋은 포스팅 거리가 된다. 십여 년 전 가족여행으로 나이아가라 폭포에 갔을 때도 필름 카메라로 한 통은 찍었던 기억이 났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의 25센트 동전 쿼터가 주별로 새로운 상징으로 순차별로 나와 20개쯤 모으다 말았는데, 집 어느 구석엔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 사는 이들에겐 크게 눈에 띄지 않고 특별한 의미 없이 지나가는 것들이 이방인 여행자의 눈에는 새롭게 어필하며 다가오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다.
66번 도로는 미국을 횡단하는 구 도로로 지금은 그 명성이 많이 사그라 들었지만, 미국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그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살짝 가슴이 뛰게 만드는 길인데, 이 도시 근처에 그 길과 표지판이 있었다. 이런 거 좋아하는 나를 위해 찍고 가자며 Shiker님이 일부러 이 도로로 잠시 접어들었다.
차로 달리는 동안 우뚝 솓은 산봉우리가 계속 시야에 나타나 한적한 길에서 잠시 차를 멈추고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아리조나 주 최고봉인 험프리스 봉(Humphreys Peak, 12.633피트니까 3,851m)이란다. g가 잽싸게 아이폰으로 검색해 정확한 이름과 높이를 알려 주었다. 음~ 저 산도 한 번 오르고 싶어지는군. 중증이다.^^ 혹시나 해서 검색해 보니 <미국 50개 주 최고봉에 서다>를 쓴 70대 한국인이 있네.
청명하고 화창한 날씨가 우릴 반겼다. 방문자 센터에 도착하니 오늘의 날씨판이 방문객을 먼저 맞는다. 우리가 갈 사우쓰 림(South Rim)의 온도는 괜찮은 편인데, 그 밑으로 계속 걸어가면 화씨 100도, 섭씨 38도란다. 천둥번개 폭풍 확률은 10%니 비 맞을 걱정은 별로 없다.
그랜드 캐년을 발로 밟고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에 Shiker님은 통과의례인양 아이맥스 영화 관람을 권했다. 안 보면 후회할 거라고 했는데,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만든 영화는 그랜드 캐년의 규모와 개척 이야기 등을 실감나게 보여주었다.
약간 과장하기 좋아하는 이 나라 사람들 표현이지만, 실제로 보니 과히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일부만 보고 걸었지만 그랜드 캐년은 그랜드(grand)란 이름에 걸맞게 어떤 표현으로도 담아내기 어려운 대단한 곳이었다.
이번 여행에서 g에게서 블로그 사진 찍는 팁을 몇 개 들었는데, 입장권을 바로 찍어선 안 되고, 이렇게 방문자 센터 입구 바닥의 신발 털이 카펫과 함께 비스듬하게 찍어야 한단다.^^ 음식 사진도 타박을 많이 받았는데, 하이고~ 난 내 식대로 찍을란다.
여긴 초입이고 조금 더 가자 드디어 공원 입구임을 알리는 돌벽돌로 만든 커다란 입간판이 보였다. 우린 벽 옆에 얌전히 서서 인증샷을 찍었는데, 애들이 오면 저 위에 수십 명이 올라가 걸터앉거나 눕거나 하면서 온갖 포즈를 취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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