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인터뷰 기사를 하나 썼다. 종로 낙원상가 5층에 있는 공익경영센터(NPOpia) 산하 비영리 가버넌스 연구소에서 계간으로 내는 소식지 <비영리 거버넌스 인사이드> 겨울호에 실렸는데, 위클리프 국제 부대표를 역임한 정민영 선교사님과 나눈 대화이다. 

한 달 전 김경수 대표가 인터뷰를 해 달라길래, 마침 정 선교사님 얼굴 뵌 지도 오래되기도 했고, 거버넌스에서 이사회가 중요하다는 주제도 끌려서 센터 측에서 보내 온 질문을 중심으로 다듬어 한 시간 반 정도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잡지 만들 땐 늘 하던 인터뷰도 간만에 했지만, 예전엔 일일이 녹취하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요즘은 녹음 파일을 문서로 풀어주는 앱이 있어 센터가 보내 온 A4 17매 초록을 5장 정도로 다듬고 줄여서 제목과 소제목을 달아 보냈다. 인터뷰 기사는 링크를 누르고 PDF 파일을 한 번 더 누르면 볼 수 있다.  

올해 마지막달 QTzine 주일읽는큐티는 누가복음 15장의 유명한 <탕자의 귀향> 이야기를 골랐다. 교회 다니면서 다들 몇 번쯤은 들어봤을 이 이야기 속엔 뜻밖에도 새기면 새길수록 무한한 보물이 숨어 있다고 헨리 나우웬, 팀 켈러를 위시해 여러 사람들이 말해 왔다. 언젠가 한 번 이 본문을 다루고 싶었는데, 이번에 뉴질랜드 코스타 주제강연에서 작은아들과 아버지 이야기는 간단히 다루고, 큰아들 탕자의 형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렇게 잘 알려진 이야기를 다루는 데는 청중의 이해와 집중도를 높이는 장점과 함께 뻔하지 않고 뭔가 다르고 특별한 메시지를 뽑아내야 하는 위험이 공존한다. 다행히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큰아들과 비슷한 구석이 많아 남 얘기가 아닌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작업에 열중하면 되어서 그다지 어렵지 않게 준비할 수 있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3부자 이야기를 시리즈로 풀어내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 같다.

잘 다루었는지, 청중이 새롭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게 했는지는 피드백을 들어봐야 알겠지만, 두어 달 준비하는 과정은 재미있었고, 무대에서 청중과 나누는 교감 또한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같은 시기에 조장 코스타와 세미나에서 다룰 <복음과 하나님 나라>, <교회, 나의 사랑 나의 고민>을 함께 준비하느라 하루는 이 주제, 또 하루는 저 주제로 왔다갔다 했는데, 흥미있는 주제들인지라 나도 좋은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11월 QTzine 주일읽는큐티는 팀 체스터와 스티브 티미스(Tim Chester & Steve Timmis)가 함께 쓴 『일상교회』(Every Church: Gospel Communities on Mission, 2011)를 텍스트로 교회론을 계속 다루게 된다. 7-10월에 읽은 존 스토트의 『살아 있는 교회』가 교회론을 클래식하고 오소독스하게 다뤘다면, 이 책은 컨템포러리하고 미셔널하게 다루는 셈이다.

<세상이 이웃 삼고 싶은 교회>란 부제가 잘 보여주는 것처럼 베드로전서를 텍스트로 오늘날 이 세상 주변부에서 교회가 일상의 공동체로 존재한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갖는 건지 영국 상황을 중심으로 모색하고 있는데, 곧 (어쩌면 이미) 우리네 교회들도 봉착할 고민들을 미리 살펴보는데 의의가 있을 것 같다. 별다른 고민 없이 교회 생활을 하는 대부분의 이들에겐 이런 주제가 잘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는데, 제목만이라도 훑어봐도 좋겠다.  

존 스토트의 『살아 있는 교회』로 7월호부터 넉 달째 주일읽는큐티를 하고 있다. 조금 늘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교회론을 일별하기엔 적절한 책이라고 판단해서 다른 책보다 좀 더 길게 다루었다. 이번달엔 교회생활을 해 나가면서 중요하지만 의외로 많이 언급하지 않는 연보(헌금)에 대한 엉클 존의 가르침을 3주간 다루고, 마지막주엔 신자의 영향력에 대한 챕터를 정리했다. 11월호엔 팀 체스터의 『일상교회Everyday Church』(IVP)를 다룰 예정이다. 

존 스토트가 교회론을 다룬 『살아 있는 교회 The Living Church: Convictions of Lifelong Pastor』(IVP, 2009) 6장은 교회의 주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인 설교에 대해 다루는 흥미로운 챕터이다. 설교자들끼리 그들만의 리그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신학교 식 교안이 아니라, 신자들이 교회에 대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중요한 요소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설교란 것의 특성이랄까 상하 기준선을 제시하고 있다.

엉클 존은 다섯 가지 역설(paradoxes)로 이 어려운 주제를 돌파하고 있는데, 문자 그대로 공수겸비, 양수겸장해야 하는 수준 높고 까다로운 요구인지라 자신의 리허설과 회중 모두의 커트라인을 통과하는 설교 또는 설교자가 그리 많지 않겠다 싶기도 하다. 그러니 설교자들의 분투와 수고를 감안해 괜히 이렇게 좀 설교해 달라고 들이대는데 사용하지 말고^^, 설교자들이 이런 자세로 설교를 준비하고 전하도록 응원하고 격려하는 데 적용하면 좋겠다. 

<QTzine>은 7-8월 두 달 동안 요한계시록을 묵상한다. 주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지라 지난 20년 가까이 계시록은 어려울 거란 지레짐작으로 1-3장을 한 번 다루었을 뿐 늘 건너뛰었다. 계시록이 어려운 내용이긴 해도 어떤 의미에선 스펙터클하게 펼쳐지는 천상 예배(heavenly worship) 실황 중계를 뜻밖에도 즐겁고 신나게 묵상할 수도 있을 거란 기대를 해 본다. 늘 그렇듯이 큐티는 주의 깊게 집중해서 관찰만 잘해도 얻는 것과 남는 게 생긴다.

주일마다 하는 읽는큐티는 돌아가신 엉클 존(John Stott)이 쓴 『살아 있는 교회』(IVP, 2009)를 한 챕터씩 읽게 된다. 우리들 대부분은 교회에 대해 너무 익숙해 우리 교회는 아무 문제 없다고 여기기 쉽지만, 막상 교회가 어려움에 봉착하고서야 교회론을 생각보다 너무 몰랐고 관심도 안 기울였단 사실을 절감하면서 허둥지둥 대는 게 현실적인 상황이다. 과연 우리는 교회를 제대로 아는 걸까. 교회에 대한 큰 그림을 엉클 존의 안내를 받아가며 하나씩(bird by bird) 그려나가면 좋겠다.

폴 스티븐스가 야곱에 대해 쓴 『내 이름은 야곱입니다』를 넉 달 간 살펴봤다. 한 책을 길게 다루면 조금 지루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이렇게 챕터별로 일일이 다뤄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챕터마다 발췌 인용한 문단들(별색 처리된 부분)은 밑줄을 그어두었던 것들인데, 다른 책들을 읡을 때보다 유난히 좋은 표현들이 많이 나와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내 경우엔 요즘은 2시에 주일예배가 있어 오전 시간이 자유롭고 널널한데, 이 시간대가 책 읽기 딱 좋은 거 같다. 맘만 먹으면 책 읽을 시간 아무때나 낼 수 있다고들 생각하지만 막상 해 보면 쉽지 않은데, 주일 오전이나 오후에 한두 시간 정도 경건서적(Devotional Books)을 읽다 보면 그 맛을 놓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QTzine은 7-8월 두 달 간 요한계시록을 다루는데, 거기에 맞춰 엉클 존(John Stott)이 돌아가시기 얼마 전에 쓴 『살아 있는 교회 The Living Church』(2007)를 함께 읽을 생각이다. 

QTzine은 주일엔 주중에 묵상하던 본문을 잠시 쉬면서 그 달에 함께 읽을 책을 한 챕터씩 간단히 발췌 정리해 묵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3-6월 넉 달 동안은 한 달만 다루기엔 아까운 폴 스티븐스(Paul Stevens)의 『내 이름은 야곱입니다』(죠이선교회)를 통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달엔 일(라반), 회심, 섹스(디나), 집(벧엘)이란 주제를 다루는데, 평소 생각하던 이슈들도 있지만, 신앙생활과 관련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던 이슈들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읽는큐티는 주중의 루틴(routine)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 가는 의미도 있고, 좋은 책을 주일마다 읽고 묵상하는 것도 나름 별미겠다 싶어 시도하고 있다(밥이 아무리 맛있어도 맨날 먹으면 좀 물리지 않는가^^). 간단한 소개에 불과하므로 가능하다면 책을 따라 읽으면서 저자의 목소리를 청취하면 좋겠고(좋은 표현들이 많아 밑줄을 자주 긋게 된다), 소그룹에서는 해당 챕터를 앉은자리에서 돌아가며 읽고 느낌을 나누거나 토론하면 서로 발견한 기쁨을 주고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올봄엔 QTzine 주일읽는큐티 텍스트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에 하나인 폴 스티븐스(Paul Stevens)의 『내 이름은 야곱입니다 Down-to-Earth Spirituality』(죠이선교회)를 매주일 챕터별로 한 장씩 간단하게 풀어 소개하고 있다. 4월호엔 두 번째로, 초반부 다섯 장 먹기(Eating), 가족(Family), 잠자기(Sleep), 구애(Courting), 결혼(Marriage)의 영성을 생각해 본다. (아직 맥북프로로 티스토리 사진 올릴 때 사이즈 조절이 입맛대로 잘 안돼 읽기가 조금 불편할지도 모르겠다. 해결방안을 찾아보겠다.)          

읽는큐티 1803 (3/4/18)

성경 속 인물 연구(Character Study)는 늘 재밌다. 탕자의 형처럼 이름도 없이 스치듯 단편적인 정보만 나오는 인물부터 여러 번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는 인물까지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한다. 믿음과 경건이 범접하기 어려워 보이는 인물들도 있지만, 우리와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 인물까지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라 지루하지도 않다. 그 중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지닌 야곱을 둘러싼 이야기를 폴 스티븐스(Paul Stevens) 책에 기대 <QTzine> 주일읽는큐티에 서너 달 다뤄본다. 

표지갈이한 『내 이름은 야곱입니다』 (11/14/16)

읽는 큐티는 본문 묵상보다는 독서에 포인트를 두는데, 경건서적을 한 챕터씩 읽으면서 묵상의 선배와 대가들이 들려주는 걸 배우게 하려는 목적으로 시도해 보는 것이다. 주일마다 하는 독서. 그 동안 소홀했지만, 생각만 해도 근사하지 않은가.^^ 큐티가 그렇듯이 그냥 쓱 읽고 지나가면 별 감흥이 없을 테고, 책이나 e북으로 꾸준히 읽다 보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고, 성경을 읽는 눈도 조금씩 깊어질지 모른다. 

QTzine 9월호 주일읽는큐티에서 다룬 책은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김근주 교수의 소품 『나를 넘어서는 성경읽기』(성서유니온, 2017)이다. 경쟁지인^^ 「매일성경」에 2년간 연재한 12편의 글을 묶은 건데, 그 중 서론 격인 첫 네 주제를 골랐다(클릭하면 PDF 파일을 크게 읽을 수 있다). 구약과 신약의 관계를 다루는 후반부도 흥미로운데, 책값이 8천원밖에 안 하므로 한 권 사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최근 『복음의 공공성』(비아토르, 2017)을 내기도 한 저자는 요 몇 년 사이에 가장 핫한 신학자 중 하나로 꼽히는데,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책보다는 강연이 좀 더 나아보인다^^(아마도 구약학자라서 그런 선입견이 드는 건지 모르겠다). 육성으로 전해지는 강의에선 특유의 재기와 순발력으로 컨텐츠와 딜리버리 모두 흠 잡을 데 없지만, 책으로 읽는 강의에선 조금 루즈해 보이는 경향을 보이는데, 당대에 이만한 사람도 흔치 않아 이름만으로 그 값을 하는 저자다. 

8월호 QTzine 주일읽는큐티는 필립 얀시의 세 챕터 짜리 소품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Church: Why Bother?』(IVP)을 다뤘다. 시니컬한 저자가 교회 문제로 고민하고 씨름했던 시간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워질 수 있었는지 들려주는 책인데, 얀시의 책이 대개 그렇듯이, 문제를 보는 합리적인 시각과 밑줄을 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주옥 같은 문장들 때문에라도 즐겨 읽게 되는 책이다.(내용은 클릭하면 확대돼 읽을 수 있다.)

주로 성경 본문을 묵상하는 거로만 알려진 QT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이렇게 책을 한 챕터 정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별 생각 없이 산을 오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건서적, 전기와 자서전 읽기는 메말랐던 영혼에 단비를 내리게 하는 뜻밖의 소득을 얻을 수도 있는데, 한 번씩 시도해 보면 어떨까 싶다.  

연초 석 달은 마태복음을, 4-6월엔 사무엘상을 묵상해 온 <QTzine>은 7-8월엔 로마서를 다룬다. 주일엔 큐티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가볍게 책을 한 챕터씩 읽으면서 한 가지 주제를 짧게 묵상하는 '읽는큐티'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7월호엔 리더십에 대해 누구나 다 아는 뻔한 말씀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뜻밖의 어드바이스를 들려주는 책을 골랐다.

바로 존 스토트의 소품 『리더가 리더에게Problems of Christian Leadership』(IVP, 2016)인데, 엉클 존이 80년대 중반 남미 간사수련회에서 리더들이 겪기 쉬운 문제들인 낙심 극복, 자기 훈련, 관계, 권위에 대해 들려주는 따뜻하면서도 매우 현실적인 메시지 네 개를 담고 있다. 얇은 책이지만 아직 안 읽은 분들은 이참에 구해 읽으면 후회하지 않을 듯 싶다. 늘 그렇듯이, 아래 PDF 화면들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QTzine 2월호 주일읽는큐티는 1월호에 이어 김형국 목사의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주기도문』(죠이선교회, 2013)을 텍스트로 주기도문을 한 구절씩 다룬다. 시리즈로 설교한 걸 책으로 묶었는데, 주기도문의 구절 구절을 하나님 나라 복음 관점에서 잘 풀어 뻔한 주기도문으로 새롭게 기도하게 만든다. 인용문들을 포함해 세 단락 정도로 줄여 포인트를 주려 했는데, 의외로 공사다망한 주일 아침에 간단히 읽고 자신을 돌아보면 좋겠다. 

QTzine 표지 사진은 사진가이자 여행가인 신미식 작가의 여행 사진을 10년 가까이 쓰고 있다. 2월호는 눈 내린 길이 아니라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을 자동차가 지난 흔적이다. 

2001년 창간한 월간 QTzine은 그 동안 청년용과 장년용을 따로 냈는데, 올해부터 본문 글자 크기를 키워 통합판을 내기로 했다. 본문 메디테이션 원고와 큐티체조 질문 다섯 개는 외부 필자에게 위촉하고, 작년처럼 1-3, 7-9월 주일 읽는큐티를 쓰게 되는데, 1-3월엔 마태복음이 본문이라 주기도문에 대해 두어 달 다루기로 했다. 

QTzine의 주일큐티는 주일엔 예배와 설교를 통해 말씀을 공급 받는 기회가 많고, 현실적으로 차분히 앉아서 큐티하기 어려운 걸 감안해 간단히 읽고 마치게 하려는 의도로 읽는큐티 방식을 취하고 있다. 참고한 책은 주기도문에 대해 잘 다룬 김형국 목사의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주기도문』(죠이선교회, 2013)인데, 간단한 아티클을 읽고 짧게 기도하게 하는 방식이다.  

9월호 QTzine의 주일읽는큐티는 8월호에 이어 서로 ○○하라는 상호명령(Mutual Command)을 잘 다룬 제럴드 싯처(Gerald Sittser)의 『사랑의 짐』(Love One Another, 성서유니온)에서 지난 달에 안 다룬 네 개의 주제를 가져와 읽는큐티 형식으로 만들어 봤다(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다).

마침 9월호 <복음과상황> 뒷표지에는 "초대교회에서 현대까지 영성으로 읽는 기독교 역사"란 부제를 단 싯처의 신간 『영성의 깊은 샘』(Water from a Deep Well: Christian Spirituality from Early Martyrs to Modern Missionaries, 2010)이 나왔단 광고가 실려 있었다.

8월호 QTzine의 주일읽는큐티는 신약성경의 핵심적인 가르침이랄 수 있는 서로 사랑하라는 상호명령(Mutual Command)을 잘 다룬 제럴드 싯처(Gerald Sittser)의 『사랑의 짐』(Love One Another, 성서유니온)을 텍스트로 정리해 봤다. 서로 ○○하라는 명령 또는 권면만 잘 이해하고 적용해도 우리 신앙이 한 뼘쯤은 더 자랄 수 있을 텐데, 일반적으로 개인주의와 사적 신앙에 함몰돼 별 관심을 안 갖게 되는 것 같다. 9월호에도 한 번 더 이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7월호 <큐티진> 주일 읽는 큐티의 테마는 몸으로서의 교회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몸 된 교회"(The Body)를 타이틀로 내가 좋아하는 마이클 그리피스(Michael Griffiths)가 쓴 『기억상실증에 걸린 교회』(Cinderella with Amnesia, IVP, 1975)의 4장 "구원의 공동체적이고 협력적인 성격"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왔다(한국 IVP에서 냈던 번역판은 아쉽게도 절판돼 구할 수 없다). 재밌는 사실은, 그리피스도 레이 스테드먼(R. C. Stedman)의 Body-Life(Regal Books, 1972)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스테드먼과 그리피스는 교회를 몸에 비유하면서 몸이 지닌 다섯 가지 특성을 교회도 지녀야 한다고 역설하는데, Unity-Diversity-Sovereignty-Interdependence-Maturity이다. 이렇게 다섯 가지 특성을 이해하면 교회의 본질과 기능, 사명 등이 분명해지는 것 같다. 이 글에선 다섯 번째 항목 성숙(Maturity)을 더불어 함께 자라감(Growing Together)으로 풀어 썼다.   

연초부터 석 달간 주일 읽는큐티 필자 섭외가 잘 안돼 대타로 쓰고 있다(4-6월호는 다른 필자가 집필한다). 뭘 쓸까 하다가 이참에 청년들이 평소 읽어야 할 책 몇 권을 골라 4-5주 분량으로 주제를 정해 풀어썼다. 3월호엔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의 『이 책을 먹으라』(Eat This Book: A Conversation in the Art of Spiritual Reading)를 텍스트로 렉치오 디비나(Lectio Divina)에 대해 다뤄봤다. 

오래된 영성 훈련 방식의 하나인 렉치오 디비나는 큐티의 원형이랄 수 있는데, 나 자신도 책 몇 권을 통해서만 개념적으로 이해할 뿐 제대로 배운 적은 없다. 영성과 관련된 이슈들은 사람마다 기관마다 이야기하고 훈련하는 내용이나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데, 모르긴 해도 렉치오 디비나도 가톨릭이나 동방교회들과 개신교가 이해하고 시행하는 스타일이 조금 다를 터인데, 유진 피터슨 목사님은 읽고 묵상하는 데 좀 더 방점을 찍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렉치오 디비나는 10여년 전 책을 익으면서 처음 배웠고, 대학 시절엔 송인규 전도사님께 EQT(Extended Quiet Time)를 배웠다. 평상시 하는 큐티는 하루 2, 30분 정도라 깊이 묵상하기 어려우므로 토요일 같은 때 좀 더 시간을 내서 문자 그대로 연장된 큐티를 하는 건데, 이게 지금 생각하니 렉치오 디비나 비슷한 거였다.

내게 도움을 준 책은 토니 존스(Tony Jones)의 Divine Intervention(NavPress, 2003)인데, 예수전도단에서 『하나님을 읽는 연습』으로 번역 출간됐다(이 저자가 고대 영성훈련에 대해 개괄한 『되찾은 영성』(1/9/11) 이 죠이선교회에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또 한 권의 좋은 책은 이경용 목사의 『말씀묵상기도』(2/1/11)(스텝 스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