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여인들
Posted 2010. 11. 1. 07:12, Filed under: I'm traveling/Wonderful CapeTown놀랍게도 큰 대륙 아프리카에는 전세계 국가의 1/4 정도 되는 54개국이나 있는데, 우리는 여기에 사는 사람들들을 통칭해서 흑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보통 미국에 사는 흑인들을 접해봤을 뿐이며, 막상 본토 아프리카 사람들을 만날 기회는 많지 않았다.
남아공에서 열린 로잔대회에는 지리적 이점에 힘입어 아프리카 사람들이 많이 참석했는데, 난생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가까이 아프리카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비슷한 구석이 있으면서도 서로들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여성들은 아름다움과 품위를 지닌 이들이 적지 않았고, 은근히 멋쟁이들도 많았다.
생각 같아서는 눈에 띄는대로 잠시 말을 걸고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너무 그러는 것도 유난할 것 같아 자연스레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몇 사람만 담았다. 위 사진은 로잔대회 개회식 도우미들이고, 아래 사진은 배냉 분인데, 마침 대화를 나누던 최금희 선생(예수병원 김민철 원장 부인, 산부인과 전문의)이 말을 건네줘 함께 찍었다.
아프리카 여인들은 뒷태도 고왔는데^^, 아침 성경강해 시간마다 매일 고유 의상을 갈아입고 오는 옆옆 테이블에 앉은 이가 눈길을 끌었다. 헤어 스카프까지 매일 옷에 맞춰 매고 나와 모양을 냈다. 물론 내 귀는 에베소서 3장을 열강하는 존 파이퍼(John Piper)에게 가 있었다.^^ 아프리카 여성들은 우리의 예상과는 달리 옷차림에 돈을 많이 쓴다고 하는데, 시선을 잡아 끄는 화려한 컬러와 고유한 패턴이 보기 좋았다.
대회 찬양팀에도 아프리카 여성들이 많았는데,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회중을 매료시켰던 자매다. 컨벤션 센터가 너무 커서 중간쯤에 앉았는데도 보통은 이렇게 초대형 스크린으로 봐야 했다.
케이프타운에 도착한 다음날 케이블카를 타고 테이블 마운틴에 올랐는데, 정상에서 풍경을 즐기고 있는데, 한 여성이 자기 카메라를 건네며 사진을 찍어달라면서 포즈를 취해 주었다. 칼렌다 포즈였지만, Why not? 흔쾌히 찍어주고 내 디카로 찍어도 되겠냐고 했더니, 웃으면서 포즈를 취해 주었다. 이런 풍경을 뒤로 하고선 누구라도 자신을 찍고 싶어했을 것이다.
남아공은 잘 알려진 와인 생산국인데, 도착한 다음날 오전에 와이너리 방문 일정이 잡혀 있었다. 일행 중엔 원로 목사님들이 계셔 자칫 무산될 뻔도 했지만, 다행히 이시영 장로님(전 프랑스, 유엔 대사)이 마이크를 잡고 프랑스 대사 시절 일화를 소개하면서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권해 성사되었다.
와이너리는 풍경이 좋아 사진 촬영장소로도 많이 이용되는 것 같았다. 한편에선 젊은이들이 한껏 멋을 내고 결혼식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덕분에 한자리에서 멋있는 여성들의 의상을 감상할 수 있었다.
웨딩 드레스를 입고 한껏 즐거워하는 신랑 신부의 모습은 우리네 그것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치-즈 하고 있는 흰 이가 도드라져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젊음, 그 가운데서도 결혼을 전후한 시기의 폭발적인 아름다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 보인다.
현지 교회에서 드린 주일예배를 마치고 티타임을 갖고 있는데, 어린 아이를 안은 젊은 여성이 포즈를 취해 주었다.
케이프타운은 국제적인 관광 휴양 도시지만 오랜 흑백 갈등, 아니 실질적으로는 수백 년간 흑인들을 노예 취급해 온 여파로 여전히 흑인들은 일정한 구역에 대규모로 집단 거주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칼리처 지역인데, 그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의 도움으로 대회를 마치고 반나절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빨래를 위해 물을 긷고 있는 여인들이 고단한 일상 가운데서도 우리가 탄 큰 버스를 보고선 미소를 지어 주었다.
칼리처 안에서 유치원 수십 개를 짓고 사역하는 African Leadership이란 선교단체를 이끌고 있는 캐나다에서 온 엄명흠 선교사와 함께 일하는 현지 스탭 하나가 자신의 사역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에 내가 본 아프리카 여인들은 나라나 종족, 연령이나 계층으로 볼 때 그야말로 한 줌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이들에게 받은 인상은 우리나 다른 나라 여성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만큼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단 생각이 들었다.
'I'm traveling > Wonderful CapeTow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고기 브라이 (4) | 2010.11.03 |
---|---|
또 다른 최후의 만찬 (2) | 2010.11.02 |
위니 할머니 (0) | 2010.10.31 |
희망봉을 밟다 (2) | 2010.10.30 |
걸어서 테이블 마운틴 (4) | 2010.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