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산의 나무 이름 도우미
Posted 2012. 10.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어디를 찾아가는 눈이나 감각이 밝지 않아 길치에 가까운 나는, 산에서 만나는 꽃이나
나무 이름도 매번 까먹거나 헤매기 일쑤인데, 나같은 사람을 위해 몇몇 산에는 나무 이름과
특성을 설명하는 간단한 팻말을 붙여놓았다. 하남에서 중부고속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마루공원에서 시작하는 위례둘레길로 남한산성 훨씬 못 미쳐 객산까지 다녀오는 길에
나무팻말 계를 탔다.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설명으로 특징만 파악하게 했지만, 당연히 없는 것보단 훨씬
도움이 됐고, 자주 보다 보면 눈에 익어 여기서 본 나무들은 다른 데서도 어느 정도 분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대로 잘 만들었지만 조금 더 작으면 예뻤을 것 같은데, 1번타자는
나도 알고 있는 생강나무였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많이 만나는 나무다.
산의 터줏대감 격인 나무가 몇 개 있는데,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2번타자 상수리나무다.
이렇게 부르는 유래가 재밌다. 여름이 끝나갈 때부터 산길에는 도토리들이 떨어져 있는데, 며칠
뒤에 가 보면 대부분 누군가 줏어가고 없어질 때가 많다. 오죽하면 다람쥐들을 위해 남겨놓고
가 달라는 안내문도 보이곤 한다.
3번타자는 사람이 아니무니다로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갸루상과는 반대로 진짜
나무라고 주장하는 참나무. 그중에서도 갈참나무는 늦게까지 낙엽이 남아있어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키가 크고 곧게 뻗어 있어 주변에서 돋보이는 나무 가운데 하나다.
4번타자는 가장 많고 흔한 소나무인데, 객산 가는 길에는 5백 미터 정도 소나무숲이
펼쳐진다. 값 나가는 멋진 소나무들도 많지만, 이 숲에서 자라는 소나무들은 아주 오래
된 건 아니다. 그래도 이 평탄한 숲길을 걷노라면 나무들이 한데 모여 자라면서 연출하는
풍경에 누구나 매료된다.
5번타자는 소나무 품종 가운데 재밌는 이름을 가진 리기다 소나무. 어렸을 때 학교에도
많이 심고, 남산에 가서 송충이 잡는 과제할 때 많이 보던 나무다. 오랜만에 아는 이름의
나무를 만나니 반가웠다.
6번타자는 숲속의 신사 자작나무인데, 말끔하게 생겨 작위(爵位)를 얻어 그런 이름이
붙은 줄 알았더니 나무를 태울 때 나는 소리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자작자작 소리가 나는지
안해 봐서 모르겠지만, 그런 소리가 나면 신기할 것 같다.
7번타자는 봄을 물들였던 진달래. 봄산에는 지천에 널려 있고, 웬만한 산에는 없는 데가
없을 정도로 흔해 가장 한국적인 꽃이라 할 수 있다. 대개 진달래가 지면 그 이웃에서 비슷한
색깔의 철쭉이 피어올랐던 것 같다.
8번타자는 어렸을 때 여러 번 먹어본 아까시나무. 어렸을 때 아카시아나무라고 부르던 걸
이렇게 부르나 했는데, 아까시나무를 잘못 부른 거였다고 한다. 아카시아나무는 전혀 다른
나무라서, 그러니까 우리가 아카시아꿀이라 부르는 것도 아까시꿀로 불러야 한다는데,
헷갈린다.
기왕에 야구 타선으로 번호를 붙여주었으니 9번타자도 소개해야 하는데, 내가 찍은 사진은
여기까지다. 팻말은 못 봤어도 그 산에 있는 나무들 모두 한 자리를 차지할 만 하고, 그 중에
어떤 것들은 대타(代打)로 나올만한 건강미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나무 이름도 매번 까먹거나 헤매기 일쑤인데, 나같은 사람을 위해 몇몇 산에는 나무 이름과
특성을 설명하는 간단한 팻말을 붙여놓았다. 하남에서 중부고속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마루공원에서 시작하는 위례둘레길로 남한산성 훨씬 못 미쳐 객산까지 다녀오는 길에
나무팻말 계를 탔다.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설명으로 특징만 파악하게 했지만, 당연히 없는 것보단 훨씬
도움이 됐고, 자주 보다 보면 눈에 익어 여기서 본 나무들은 다른 데서도 어느 정도 분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대로 잘 만들었지만 조금 더 작으면 예뻤을 것 같은데, 1번타자는
나도 알고 있는 생강나무였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많이 만나는 나무다.
산의 터줏대감 격인 나무가 몇 개 있는데,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2번타자 상수리나무다.
이렇게 부르는 유래가 재밌다. 여름이 끝나갈 때부터 산길에는 도토리들이 떨어져 있는데, 며칠
뒤에 가 보면 대부분 누군가 줏어가고 없어질 때가 많다. 오죽하면 다람쥐들을 위해 남겨놓고
가 달라는 안내문도 보이곤 한다.
3번타자는 사람이 아니무니다로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갸루상과는 반대로 진짜
나무라고 주장하는 참나무. 그중에서도 갈참나무는 늦게까지 낙엽이 남아있어 이런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키가 크고 곧게 뻗어 있어 주변에서 돋보이는 나무 가운데 하나다.
4번타자는 가장 많고 흔한 소나무인데, 객산 가는 길에는 5백 미터 정도 소나무숲이
펼쳐진다. 값 나가는 멋진 소나무들도 많지만, 이 숲에서 자라는 소나무들은 아주 오래
된 건 아니다. 그래도 이 평탄한 숲길을 걷노라면 나무들이 한데 모여 자라면서 연출하는
풍경에 누구나 매료된다.
5번타자는 소나무 품종 가운데 재밌는 이름을 가진 리기다 소나무. 어렸을 때 학교에도
많이 심고, 남산에 가서 송충이 잡는 과제할 때 많이 보던 나무다. 오랜만에 아는 이름의
나무를 만나니 반가웠다.
6번타자는 숲속의 신사 자작나무인데, 말끔하게 생겨 작위(爵位)를 얻어 그런 이름이
붙은 줄 알았더니 나무를 태울 때 나는 소리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자작자작 소리가 나는지
안해 봐서 모르겠지만, 그런 소리가 나면 신기할 것 같다.
7번타자는 봄을 물들였던 진달래. 봄산에는 지천에 널려 있고, 웬만한 산에는 없는 데가
없을 정도로 흔해 가장 한국적인 꽃이라 할 수 있다. 대개 진달래가 지면 그 이웃에서 비슷한
색깔의 철쭉이 피어올랐던 것 같다.
8번타자는 어렸을 때 여러 번 먹어본 아까시나무. 어렸을 때 아카시아나무라고 부르던 걸
이렇게 부르나 했는데, 아까시나무를 잘못 부른 거였다고 한다. 아카시아나무는 전혀 다른
나무라서, 그러니까 우리가 아카시아꿀이라 부르는 것도 아까시꿀로 불러야 한다는데,
헷갈린다.
기왕에 야구 타선으로 번호를 붙여주었으니 9번타자도 소개해야 하는데, 내가 찍은 사진은
여기까지다. 팻말은 못 봤어도 그 산에 있는 나무들 모두 한 자리를 차지할 만 하고, 그 중에
어떤 것들은 대타(代打)로 나올만한 건강미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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