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ington Story 2 - 시립도서관
Posted 2012. 12. 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웰링턴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카페에서 폴이 이번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게 뭐였냐고 물었다. 바다를 거닐고, 산에도 오르고, 맛있는 것도 먹었지만, 역시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시립 도서관 구경이었다고 답했더니, 조금 의외란 표정이었다.
그랬다. 역시 내겐 책들이 살고 있는 도서관 구경이 최고였다.^^ 원래는 시립도서관은 들어갈 일이 없었는데, 시립미술관 옆에 있어 잠시 살펴만 본다는 게 마치 코스에 있는 것처럼 웰링턴 여행을 채워주는 좋은 시간이 됐다. 우린 미술관 쪽 입구로 들어갔는데 2층 카페가 나오면서 아래층 서고가 내려다보였다. 책 자체보다도 이런 풍경에 매혹되는 것 같다.
중년 부인 한 분과 노년의 신사가 각각 다른 자세로 책을 읽고 있었다. 너무 멋지지 않은가! 책을 읽기 편하게 만든 의자가 눈에 띄고, 창가 쪽은 물론이고 통로 쪽에도 군데군데 의자를 갖다 놓아 고른 책을 즉석에서 앉아 읽어나갈 수 있는 배열이 맘에 들었다.
군데군데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는 책을 검색해 보도록 모니터가 놓여 있었다. 폴모가 내가 많이 소개한 존 스토트(John Stott) 목사님 책이 몇 권 있나 검색하더니 너댓 권 있다고 말려주었다. 이번 코스타 세미나에서 그의 책 중에서 입문서 격으로 쉽게 읽을 수 있는 .<새, 우리들의 선생 Birds, Our Teacher >을 검색해 봤더니 아쉽게도 이 책은 없다네.
중장년, 노년 세대만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고, 화요일 오전인데도 커플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도서관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도 포착됐다. 건강한 젊음이다. 니들은 잘살 게다.^^
잡지 코너엔 손때 묻은 과월호들이 쌓여 있었다. 빳빳한 최신호만 폼잡고 전시할 게 아니라 이렇게 과월호들도 함께 놓으면 골라서 읽을 마음이 생길 것이다. 바퀴 달리고 쌓아놓기 편하게 만든 이 책꽂이는 집과 사무실에 몇 개 장만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시간이 지난 책들만 아니라 요즘 잘 읽히는 베스트셀러도 빌려볼 수 있는데, 책은 일주일에 $5, 잡지는 $2.50을 받고 빌려주는 것 같았다. 하루 연체할 때마다 $1씩 물어야 하는 제도도 합리적으로 보인다. 웰링턴 사람들이 많이 찾는 베스트셀러들엔 빨간 스티커가 붙여 있었다.
차분한 느낌을 주는 남색 카페트 색이며, 모던한 감각이 느껴지면서도 책과 이야기를 나누도록 자극하는 심플한 모양과 구조의 의자와 테이블도 맘에 쏙 들었다. 동행이 없었다면, 반나절 여기 머물면서 이 코너 저 코너 둘러보고, 이 책 저 책 가져다 구경했을지도 모르겠다. 아쉬운 마음에 한적한 코너의 의자에 앉아 10초 샷을 남겼다. 맘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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