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자기앞쿠폰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원(Million).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 억, 십억원(Billion).
그리고 천만원 권과 십억원 권이 함께 인쇄된 행운의 더블 쿠폰.

자기앞수표처럼 0이 몇 개인지 하나하나 짚어가며 세어야 하는 거라면 좋겠는데, 아쉽게도
자기앞수표가 아닌 자기앞쿠폰이다. 한 달 전쯤 만 원도 안 하는 usb를 샀더니 택배 상자에
함께 보내온, 한 장도 아닌 석 장의 액면가 합이 무려 이십억 천백만원(2,011,000,000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웹하드 이용 쿠폰이다.

크기도 모양도 수표와 거의 흡사해 보여 잠시 헷갈리게 만들었는데, 근데 대체 이 어마어마한
쿠폰으로 뭘 이용할 수 있다는 걸까? 엄청난 액면가로 봐선 두 가지 추측이 가능했다. 장난으로
만든 것이어서 실제로는 쓸 수 없거나, 막상 실제로 이용하려고 하다 보면 이것저것 실비를
부과하면서 결국은 돈을 쓰게 하거나 신상정보를 빼내려는 속셈이 읽혀진다.  

발행처도 미투디스크, 뽀디스크, 톰파일 등 생소한 웹하드 회사들인 걸로 봐서 아무래도
뻥일 가능성이 커 보였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어도 그래도 어쨌든 잠시나마 기분
좋게 만들었는데, 기분 좋~다고 소고기나 사 묵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