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락산 꼭대기까지
Posted 2013. 1.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집과 사무실 가까이 산이 있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가볍게 갔다 올 수 있는데, 그래도
요즘 같은 한겨울날엔 몸에 마음까지 움추러들면서 발걸음을 떼기가 수월치 않다. 더군다나
올 겨울은 요 몇 년래 볼 수 없던 가장 추운 날들이 연속되고 있어 산에 안 가도 되는 합리적
핑게를 알아서 만들어 주고 있다.
이맘땐 그저 산에 갔다 오는 것만 해도 대견할 뿐, 어디까지 갔다 왔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데, 그래도 가끔 뚱딴지 같은 생각이 몰려와 화요일 점심 때 조금 일찍 사무실을 나서 모락산
정상을 밟고 왔다. 보통 땐 사인암까지만 갔다 오는데, 올 첫 등정(登頂)이다. 정상이래야 386m로
약소한데. 정초라 그런지 정상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팔각정 부근에서 새해 인사 현수막
두 개가 반겨주었다.
현수막은 양쪽의 나무 기둥을 이용해 걸어놓았는데, 위 아래 남는 줄엔 새해 기원을 담은
색색 리본들이 수십 개씩 달려 있었다. 아마도 1월 1일 등산객들에게 리본을 나눠주고 새해
기원을 적어 매달게 한 것 같았다. 일일이 살필 여유는 없었지만, 마침 첫눈에 들어오는 기원은
"취업하자"였다. 본인이 쓴 건지, 아니면 가족이 대신 쓴 건지 알 순 없지만, 시대 풍경을
대변하는 가장 절실한 새해 소망이 아니었을까 싶다.
정상 바로 옆 바위에 서면 의왕 가구단지와 멀리 북수원까지 펼쳐지는 경치가 끝내주는데,
오늘은 주부 등산객 넷의 점심터가 됐다. 메뉴는 컵라면과 막걸리 일병. 이 메뉴는 어느새 한국
등산객들의 No. 1 메뉴가 된 지 오래인데, 남녀는 물론 노소도 안 가리는 국민등산메뉴다. 산에 오면
뜨거운 건 뜨거운 대로, 시원하고 차가운 건 또 그것대로 잘 받아들여지나 보다.
4백 미터도 안 되는 낮은 산 모락산 정상엔 조금 생뚱맞게도 5-6m는 족히 되는 국기봉이
서 있다. 보통은 정상을 알리는 돌비석 정도만 세워 놓는데, 아마도 한국전쟁 때 중공군과 이 산을
두고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전투가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펄럭이던 국기가 바람에 돌돌
말렸다. 봄여름가을엔 왕복 한 시간 10분쯤 걸리던 게 눈길이어선지 한 시간 반 가량 걸렸다.
요즘 같은 한겨울날엔 몸에 마음까지 움추러들면서 발걸음을 떼기가 수월치 않다. 더군다나
올 겨울은 요 몇 년래 볼 수 없던 가장 추운 날들이 연속되고 있어 산에 안 가도 되는 합리적
핑게를 알아서 만들어 주고 있다.
이맘땐 그저 산에 갔다 오는 것만 해도 대견할 뿐, 어디까지 갔다 왔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데, 그래도 가끔 뚱딴지 같은 생각이 몰려와 화요일 점심 때 조금 일찍 사무실을 나서 모락산
정상을 밟고 왔다. 보통 땐 사인암까지만 갔다 오는데, 올 첫 등정(登頂)이다. 정상이래야 386m로
약소한데. 정초라 그런지 정상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팔각정 부근에서 새해 인사 현수막
두 개가 반겨주었다.
현수막은 양쪽의 나무 기둥을 이용해 걸어놓았는데, 위 아래 남는 줄엔 새해 기원을 담은
색색 리본들이 수십 개씩 달려 있었다. 아마도 1월 1일 등산객들에게 리본을 나눠주고 새해
기원을 적어 매달게 한 것 같았다. 일일이 살필 여유는 없었지만, 마침 첫눈에 들어오는 기원은
"취업하자"였다. 본인이 쓴 건지, 아니면 가족이 대신 쓴 건지 알 순 없지만, 시대 풍경을
대변하는 가장 절실한 새해 소망이 아니었을까 싶다.
정상 바로 옆 바위에 서면 의왕 가구단지와 멀리 북수원까지 펼쳐지는 경치가 끝내주는데,
오늘은 주부 등산객 넷의 점심터가 됐다. 메뉴는 컵라면과 막걸리 일병. 이 메뉴는 어느새 한국
등산객들의 No. 1 메뉴가 된 지 오래인데, 남녀는 물론 노소도 안 가리는 국민등산메뉴다. 산에 오면
뜨거운 건 뜨거운 대로, 시원하고 차가운 건 또 그것대로 잘 받아들여지나 보다.
4백 미터도 안 되는 낮은 산 모락산 정상엔 조금 생뚱맞게도 5-6m는 족히 되는 국기봉이
서 있다. 보통은 정상을 알리는 돌비석 정도만 세워 놓는데, 아마도 한국전쟁 때 중공군과 이 산을
두고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전투가 있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펄럭이던 국기가 바람에 돌돌
말렸다. 봄여름가을엔 왕복 한 시간 10분쯤 걸리던 게 눈길이어선지 한 시간 반 가량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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