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산 3색
Posted 2013. 2.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주의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엉덩방아를 찧게 만들었다. 기온은 그리 낮지 않았으나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를 크게 떨어뜨린 가운데 어기적거리면서 사인암에 올랐다. 등산로의 눈길은 아직 제법
남아 있었지만, 햇볕이 잘 드는 쪽은 이제 많이 녹아 맨살을 드러내기도 했는데, 사인암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니 눈에 들어오는 세 산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보였다.
과천 아파트숲을 지나 바위가 많아 이름 붙은 이 악산(岳山)은 두 번 정도 가 봤는데, 아직 사당동 쪽.
그러니까 코스가 조금 길다는 북사면 쪽은 못 가 봤다. 올해는 그쪽으로 해서 한 번 올라가 볼
생각이다.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안양과 산본 너머로 수리산이 보이는데, 햇볕이 잘 든 동남 사면은
눈이 완전히 녹지 않고 아직 그 기운을 남기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눈이 쌓이고 녹는 건 방향만
아니라 산세(山勢)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수리산도 재작년에 한 번 갔는데,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도 병풍바위를 통과하는 재미가 제법 있었다. 5백 미터가 채 안 되는 최고봉 태을봉을
중심으로 고만고만한 봉우리가 많았다.
제법 남아 있어 대조를 이루었다. 어쩌면 관악산과 수리산도 멀리서 봐서 그렇지 이 정도 가까이에서
보면 아직 눈으로 덮여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끄러워 신경쓰이는 등산길이었지만, 그래도 바위 위에
오르면 계절에 따라 풍경과 표정을 바꿔가며 봐 주길 기다려 주는 산들이 있기에 미끄러운 산길을
오르내리는 수고가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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