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isii Tokyo 8 - 쯔키치시장엔 스시만 있는 게 아니었네
Posted 2013. 7. 2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참치 경매로 유명한 쯔키치시장에서 역시 가장 많이 보이는 건 참치들인데, 생선을 파는 집에선 참치 머리를 얼음에 거꾸로 세워 놓고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아내가 가끔 노래하는 게 저 참치 머리 요리 먹어보는 건데, 사 주진 못하고 실물만 구경시켜 주고 왔다.^^ 우와~ 정말 크긴 크더군. 눈알 요리도 맛있다는데, 사람 주먹만 했다.
참치 여러 부위를 덩어리로 잘라 파는 정육점, 아니 정어점(精魚店) 매대는 아예 커다란 도마였다. 주고객은 스시집이나 횟집들 같은데, 사시미 좋아하는 개인 고객들도 있겠다 싶다. 무슨 노무 칼이 저리 길고 뾰족할까? 참치는 껍질도 제법 두껍다는 걸 처음 봤다. 참치를 썰다 가시가 나오면 집어내려는 건지 주방 짚개도 한몫 거들고 있었다. 신기해 하며 구경하다가 이런 덴 혹시 시식 안 하나 하는 뜬금없는 기대를 찰나에 하다가 금세 거두어 들였다.^^
와사비. 우리는 보통 회를 먹을 때 으깬 것을 간장에 조금 풀어 먹어 어떻게 생긴 건지 잘 모르지만,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보면서 주인공 쇼타가 최고급 와사비를 찾기 위해 맑은 물이 흐르는 산간 계곡을 찾아 다니면서 마침내 발견하고선 탄성을 지르는 대목에서 생김새가 어떠한지 알고 있었는데, 실물은 처음 본다. 산지, 모양새 등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워낙 참치가 유명하지만, 수산시장 또는 어시장에 참치만 있으란 법은 없다. 다양한 생선들이 적당한 크기로 잘라져 진열, 판매되고 있었다. 연어인지 송어인지 소금친 붉은살 물고기가 제법 큰 게 다섯 점에 천엔이니 그리 비싸 보이지 않는다. 가족의 찬거리를 찾는 알뜰하고 부지런하고 눈밝은 주부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 마리에 천엔 받는 알배기 생선도 차곡차곡 쌓여 있었는데, 알집이 장난이 아니다. 무 넣고 조리거나 구워 먹으면 입 안에서 알이 바운스 바운스 통통 튀면서 오드득 오드득 식감을 무한 자극할 것만 같았다.
편의점에나 가야 구경할 수 있는 오니기리, 우리식으로는 주먹김밥들도 종류와 모양이 다양한 게 시선을 잡아당긴다. 100엔대부터 400엔대까지 다양한 오니기리가 볼만 했는데, 워낙 볼 게 많고 신기한 것 투성이라 한 바퀴 돈 다음에 몇 개 사 먹기로 하고 지나쳤다가 그만 하나도 못 사 먹었다.
나는 워낙 참치와 다른 볼거리들과 다른 시장 풍경에 정신이 팔려 후다닥 지나갔지만, 로즈마리와 g는 내내 아쉬워 하면서 입맛을 다셨고, 그날 점심에 도서전 보고 나서 오다이바 빅사이트에 있는 세븐 일레븐에서 하나씩 사 먹는 걸로 아쉬움을 달랬다. 해산물 밑반찬들도 플라스틱 통에 적당한 크기로 담아 팔고 있었다.
쯔키치시장에도 주전부리 할만한 것 투성이였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작은 물고기들을 말려 조미한 것들이었다. 멸치 새끼들부터 생선살 찢어 말린 거며, 미니 쥐포 스타일까지 쯔키치는 너무 매력이 넘치는 시장이었다. 게다가 대체로 청결한 게 마음에 들었다. 멸치 포함해 두어 개 사 가자고 했지만, 오니기리를 지나쳐서인지 반응이 없다. 저 맛나 보이는 것들을 정녕 그저 눈으로만 즐겨야 하겠는가!
어시장에 튀긴 게 없으면 서운했을 텐데, 당연히 있었다. 한 입 베물면 1등급 스테이크 씹는 맛이 날 것 같은 오댕과 어묵류, 크고 작은 생선 튀김이 고소한 냄새로 유혹했다. 큰놈은 꼬챙이에 찍어 굽거나 튀겼고, 작은놈들은 이렇게 덴뿌라를 만들어 나무 채반에서 기름끼를 빼고 있었다.
정말 그랬다. 즈키치시장엔 스시만 있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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