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복병
Posted 2013. 11.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아내가 어제 아침에 뉴저지에 사는 큰언니를 만나러 두 주 일정으로 도미(渡美)했다.
나야 코스타나 세미나 등으로 여러 번 갔다 왔지만, 2000년에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가족이
뉴저지와 시애틀을 3주간 가 본 뒤론 정말 오랜만에 미국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작년 봄부터 어머님을 모시게 됐고, 올봄에 장모님이 돌아가시는 등 큰 일을 묵묵히
치루면서 조금 지쳤고, 일상에 작은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서 몇 달 전부터 지나가는 말로
보너스 항공편을 알아보게 했는데, 옳다꾸나 하면서 그날부터 열심히 살피더니 뉴욕
편에 자리가 났다면서 덜컥 클릭, 예약한 게 6월 말인데 시간이 훌쩍 지났다.
살림 걱정 잠시 뒤로 하고, 룰루랄라 준비하다가 어제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해 길게
늘어선 체크인 행렬을 따라가다가 우리 순서가 되어 짐을 올려 놓고 탑승권을 받으려는
순간 항공사 여직원의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한마디가 우리를 멘붕 상태로 몰아넣었다.
손님, 미국 비자가 없으시네요.
네?! 전자여권이라 비자 필요 없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미국 가시려면 비자가 필요해요.
아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 우리에게 하필 지금 일어난단 말인가. 이거, 오늘 비행기
못 타는 거 아냐? 가슴은 콩닥거리고,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다행히 정말 친절한 L23 창구의 직원은 체크인 업무를 잠시 중단하고선
컴퓨터가 있는 가까운 안내 데스크로 우리를 데려가더니, 지금 신청해 보라며 과정을 설명해
주고, 승인이 떨어지면 바로 자신에게 오라는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마음이 급하니 오타도 나고 초조했지만, 다행히 10여 분 정도 걸려 화면이 지시하는 대로
입력하고 $14를 신용카드로 결제했더니 승인 번호가 나와서, 다시 그 창구로 헐레벌떡 뛰어가서
탑승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알고 봤더니, 비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 비자면제 프로그램(Visa
Waiver Program)이란 게 있어 ESTA란 사이트에 들어가 비자를 면제 받는 절차, 즉 일종의
여행신고를 사전에 해야 했는데(2년간 유효), 전자여권만 믿고 이걸 안 했던 것이었다.
난 구여권으로 비자 받은 게 있어 이런 새 시스템을 알 턱이 없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아침을 먹고 출국장에 들여보내려 했는데, 세상에! 여행객들이
인산인해인파를 이루면서 장사진을 치고 있어 놀란 김에 다시 한 번 놀래주시고, 정신없이
그 대열 후미에 합류했다. 게다가 출국장 자동문 앞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없던 보안시설 같은
방이 생겨 환송객은 미리 작별하고 옆으로 빠져 있어야 해서 결국 공항에서의 맥모닝도
날아가고, 제대로 허그도 못한 채 아내를 출국시켜야 했다는 조금 슬픈 이야기.
나야 코스타나 세미나 등으로 여러 번 갔다 왔지만, 2000년에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가족이
뉴저지와 시애틀을 3주간 가 본 뒤론 정말 오랜만에 미국 여행을 하게 된 것이다.
작년 봄부터 어머님을 모시게 됐고, 올봄에 장모님이 돌아가시는 등 큰 일을 묵묵히
치루면서 조금 지쳤고, 일상에 작은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서 몇 달 전부터 지나가는 말로
보너스 항공편을 알아보게 했는데, 옳다꾸나 하면서 그날부터 열심히 살피더니 뉴욕
편에 자리가 났다면서 덜컥 클릭, 예약한 게 6월 말인데 시간이 훌쩍 지났다.
살림 걱정 잠시 뒤로 하고, 룰루랄라 준비하다가 어제 아침 인천공항에 도착해 길게
늘어선 체크인 행렬을 따라가다가 우리 순서가 되어 짐을 올려 놓고 탑승권을 받으려는
순간 항공사 여직원의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한마디가 우리를 멘붕 상태로 몰아넣었다.
손님, 미국 비자가 없으시네요.
네?! 전자여권이라 비자 필요 없는 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미국 가시려면 비자가 필요해요.
아니,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 우리에게 하필 지금 일어난단 말인가. 이거, 오늘 비행기
못 타는 거 아냐? 가슴은 콩닥거리고, 서로 얼굴을 보면서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다행히 정말 친절한 L23 창구의 직원은 체크인 업무를 잠시 중단하고선
컴퓨터가 있는 가까운 안내 데스크로 우리를 데려가더니, 지금 신청해 보라며 과정을 설명해
주고, 승인이 떨어지면 바로 자신에게 오라는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마음이 급하니 오타도 나고 초조했지만, 다행히 10여 분 정도 걸려 화면이 지시하는 대로
입력하고 $14를 신용카드로 결제했더니 승인 번호가 나와서, 다시 그 창구로 헐레벌떡 뛰어가서
탑승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알고 봤더니, 비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 비자면제 프로그램(Visa
Waiver Program)이란 게 있어 ESTA란 사이트에 들어가 비자를 면제 받는 절차, 즉 일종의
여행신고를 사전에 해야 했는데(2년간 유효), 전자여권만 믿고 이걸 안 했던 것이었다.
난 구여권으로 비자 받은 게 있어 이런 새 시스템을 알 턱이 없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아침을 먹고 출국장에 들여보내려 했는데, 세상에! 여행객들이
인산인해인파를 이루면서 장사진을 치고 있어 놀란 김에 다시 한 번 놀래주시고, 정신없이
그 대열 후미에 합류했다. 게다가 출국장 자동문 앞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없던 보안시설 같은
방이 생겨 환송객은 미리 작별하고 옆으로 빠져 있어야 해서 결국 공항에서의 맥모닝도
날아가고, 제대로 허그도 못한 채 아내를 출국시켜야 했다는 조금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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