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3시 서울광장
Posted 2013. 12.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서울광장으로 올라가는 지하철 시청역 5번 출구다.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은 물론이고,
에스컬레이터 두 대도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작동을 멈추고 그냥 멈춰선 계단이 됐다. 계단은
물론이고 상하행선 에스컬레이터에 선 사람들도 다들 걷는 게 아니라 거의 밀려 올라가는 중이다.
출퇴근길인가 하겠지만, 아니다. 올해 마지막 토요일 3시의 풍경이다.
영하 5도가 넘고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쯤 되는 올겨울 가장 추웠던 날 오후 시청 광장은
이렇듯 사람들의 열기로 도리어 후끈했다. 좁은 지하철역 출구를 빠져나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넓은 서울광장은 더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하게 사람들로 가득차고 넘쳐 인근 도로와 골목들까지
내주어야 했다.
두툼한 옷에 모자며 장갑까지 두른 사람들은 크게 외쳤고, 손을 흔들었고, 함성을 질렀다.
커다란 깃발들이 나부꼈으며, 중간중간 이런저런 걸 중단하고 그만두라는 강렬한 구호가 새겨진
같은 색의 손팻말을 들었다 놨다 했다. 함성과 연호와 박수에 추위 따윈 벌써 달아나 버린 것
같았다.
보행로 바로 옆 무대가 겨우 보이는 곳에서 한 시간 넘게 앉아 지켜보다가 다리가 저리기도
하고 비닐 깔개를 하긴 했어도 땅바닥으로부터 냉기가 몰려와 일어서서 한참을 서 있었다.
무엇보다도 바로 뒤에 레고 블럭 모양으로 성벽처럼 줄지어 버티고 있는 수십, 수백 대의
경찰버스들이 내뿜는 배출 가스를 한 시간 넘게 맡으려니 후각이 몹시 거슬려 다른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빠져나가기도 힘든 인파를 앞선 이들이 한두 걸음 내닫을 때마다 겨우겨우 따라가면서
스케이트장과 옛 시청 건물 사이로 해서 30분쯤 걷다 서다를 반복하며 구경하다가 5시쯤
을지로-청계천-종로로 해서 광화문역에서 지하철을 타기까지 다시 30분이 걸렸다. 시청 앞
벤치 하나엔 재밌는 손팻말 몇 장이 놓여 있었는데, 요즘 구호는 무겁기만 하지 않고
발랄하고 유쾌한 구석이 있다.
에스컬레이터 두 대도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작동을 멈추고 그냥 멈춰선 계단이 됐다. 계단은
물론이고 상하행선 에스컬레이터에 선 사람들도 다들 걷는 게 아니라 거의 밀려 올라가는 중이다.
출퇴근길인가 하겠지만, 아니다. 올해 마지막 토요일 3시의 풍경이다.
영하 5도가 넘고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쯤 되는 올겨울 가장 추웠던 날 오후 시청 광장은
이렇듯 사람들의 열기로 도리어 후끈했다. 좁은 지하철역 출구를 빠져나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넓은 서울광장은 더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하게 사람들로 가득차고 넘쳐 인근 도로와 골목들까지
내주어야 했다.
두툼한 옷에 모자며 장갑까지 두른 사람들은 크게 외쳤고, 손을 흔들었고, 함성을 질렀다.
커다란 깃발들이 나부꼈으며, 중간중간 이런저런 걸 중단하고 그만두라는 강렬한 구호가 새겨진
같은 색의 손팻말을 들었다 놨다 했다. 함성과 연호와 박수에 추위 따윈 벌써 달아나 버린 것
같았다.
보행로 바로 옆 무대가 겨우 보이는 곳에서 한 시간 넘게 앉아 지켜보다가 다리가 저리기도
하고 비닐 깔개를 하긴 했어도 땅바닥으로부터 냉기가 몰려와 일어서서 한참을 서 있었다.
무엇보다도 바로 뒤에 레고 블럭 모양으로 성벽처럼 줄지어 버티고 있는 수십, 수백 대의
경찰버스들이 내뿜는 배출 가스를 한 시간 넘게 맡으려니 후각이 몹시 거슬려 다른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빠져나가기도 힘든 인파를 앞선 이들이 한두 걸음 내닫을 때마다 겨우겨우 따라가면서
스케이트장과 옛 시청 건물 사이로 해서 30분쯤 걷다 서다를 반복하며 구경하다가 5시쯤
을지로-청계천-종로로 해서 광화문역에서 지하철을 타기까지 다시 30분이 걸렸다. 시청 앞
벤치 하나엔 재밌는 손팻말 몇 장이 놓여 있었는데, 요즘 구호는 무겁기만 하지 않고
발랄하고 유쾌한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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