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 Farmers Market
Posted 2014. 8. 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미국 서부 도시들시카고 코스타를 마치고 산호세에 도착한 다음날 7월 5일 토요일 아침 Shiker님이 처음 데려간 곳은 샌프란시스코 페리 플라자에서 열리는 파머스 마켓(Ferry Plaza Farmers Market). 이런 거 좋아라 하는 내 취향에 맞춘 신중하고 유능한 가이드의 선택은 역시 탁월했다. SF에 오신다면 머리에 꽃을 꽂으시라는 노래는 이제 파머스 마켓에 와서 구경하라로 바꿔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그만큼 좋았다는 말이다. 먹을 게 넘쳐나는 동네였다. 그렇다고 화려하거나 분주하기만 해서 막상 지나고 나면 허전해지는 그런 순간들이 아니었다. 소박하지만 실속이 있고, 다채로우면서도 번잡하지 않아 좋은 곳이었다. 마음을 두고 오고 싶은 거리였다.
태평양을 접하고 있는 항구 도시답게 해산물이 풍부했는데, 커다란 조개 껍질에 보기도 좋고 먹음직스럽게 디스플레이 해 놓은 신선한 해산물은 눈을 뒤집히게 만든다. 이 시장에서 제일 간다는 버거를 먹지 않았더라면 난 이 집에서 한참 서 있었을 게다. 정말 끝내주는 비주얼이었다. 잘 씻어놓은 석굴이 담긴 플라스틱 바구니들이 한 봉지 사서 맛 보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이런 시장에서 연어가 빠지면 섭섭하다. 이번엔 큼지막한 토막에 잘 훈증돼 진공 포장된 때깔 좋은 연어 뭉치들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다양한 종류를 한 조각씩 시식하게 하는데, 옴~뫄 그것들만으로도 행복하다. 해산물뿐 아니라 각종 고기류도 양철 바구니에 분류해 팔고 있었는데, 품질을 보장하는 판매자 로고 표시가 단골을 만들겠구나 싶었다.
이런 길거리 시장에서 제일 만만한 건 역시 과일이다. 각종 복숭아를 큼지막하게 썰어 놓고 시식하게 하는 후한 인심이 특히 맘에 들었다.^^ 이런 시장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딸기, 체리, 블루베리, 살구, 수박도 있었는데, 딸기는 한 팩에 $3.50, 세 팩에 $10을 받았다. 싱싱한 게 입에 들어가면 톡 터질 것만 같다.
과일의 변신은 무죄다. 생과일 쥬스를 커다란 통에 담아서 국자로 퍼서 컵 쥬스로 팔아 왠지 더 소박해 보이는 코너는 화려한 컬러만큼이나 자메이카, 파인애플-오이, 딸기-레몬에이드 조합도 재밌다. 자메이카는 처음 들어보는 음료 이름인데, 어떤 맛이었을까.
시장에서 만난 마지막 먹거리는 야채 코너. 우리 채소들은 녹색이 많은데, 여긴 노란색이 많다. 상인이 종이에 그리고 쓱쓱 써 놓은 것처럼, 황금색 야채는 어느 접시에 놓아도 달콤해 보이고, 아름다운 컬러를 연출한다. 그래서 골드 러쉬란 이름을 붙였을 것 같다,
색도 예쁘지만, 처음 보는 모양새를 하고 있는 야채가 눈에 띄었다. 컵 케이크 같기도 하고, 공갈빵 같기도 하고, 작은 우주선처럼 보이기도 하는 재밌는 모양의 이 채소는 호박의 하나겠다 싶어 한참 검색해 보니 가리비 호박이었다. 누가 이름을 붙였는지 몰라도 잘 붙였다, 일본에선 UFO 호박으로 부르기도 한다니, 작명 콘테스트가 있다면 난형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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