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사는 Jenny 쿠키
Posted 2014. 11. 2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Viva Hongkong홍콩 여행을 준비하면서 블로그들마다 기념품으로 권하는 물품이 몇 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제니 쿠키다. 우리가 묵던 침사추이역 골목에 있는 제니 빵집(Jenny Bakery)에서 파는 버터 쿠키는 4종류 짜리와 8종류 짜리가 각각 작은 통과 큰 통이 있는데, 워낙 인기가 있어 줄 서서 사는 아이템이란 말에 다들 점찍어 두고 있었다.
숙소에서 멀지 않아 돌아오는 날 아침에 갔더니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아예 빵집 직원이 통제하면서 몇 명씩 끊어 골목 안에 있는 빵집으로 입장시킬 정도였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라 빵집 앞에도 또 그만큼의 대기 행렬이 서 있었다. 오후엔 길이 무척 길어진다고도 하고, 쿠키가 다 팔려 살 수 없기도 하다는데, 도대체 제니 쿠키가 뭐길래 이렇게 인기지?
가게 앞엔 상품 종류와 최근에 올린 듯한 가격표가 붙어 있고, 거리에서 파는 짝퉁에 현혹되지 말라는 그럴싸한 안내문까지 붙어 있었다. 우리가 사려고 했던 건 1번 메뉴로 4가지 버터 쿠키가 들어 있는 소 자로 한 통에 $70 짜리(만원 정도). 이 집이 이렇게 인기가 있는 건, 1인당 3통씩 살 수 있다는 소문도 작용한 것 같은데, 현장에선 더 살 수도 있었다. 아마 손님이 잔뜩 몰리는 피크 타임대에는 제한 판매를 하는 모양이다.
우리 차례가 돼서 들어가니 일반 빵집들과는 달리 다른 빵은 일절 없고 안쪽에 쿠키통과 포장 박스들만 잔뜩 쌓여 있는 게 포장된 쿠키만 파는 집이었다. 워낙 찾는 이들이 많아선지 갯수별로 담아 놓은 비닐 봉투들이 앞쪽에 도열해 있었다.
도대체 뭐길래 이리 난리냐 하면서 4종류가 들어 있는 작은 사이즈 세 통을 사 왔다. 곰돌이가 그려 있는 쿠키통이 귀여웠는데, 개봉해 먹어보니 그렇게까지 길게 기다렸다가 사 와야 할 정도로 환장할 맛은 아니었다. 짝퉁까지 생길 정도니 뭔가 있긴 하겠지만, 우리가 보통 먹는 덴마크 쿠키보다 조금 진한 맛이 나고 살짝 향도 나는 것 같았다. 음~ 다음에 누가 홍콩 갔다 왔다면서 한 통 주면 맛있게 먹을 것 같긴 하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여행지에서도 대체로 맛집은 소문난 집을 찾게 마련인데, 막상 줄 서서 기다렸다가 먹거나 사 갖고 온 것 가운데 기대를 충족시킬 정도로 아주 만족스러웠던 적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대체로 후지지는 않았지만 꼭 그렇게 기다릴 필요까진 없는 수준인 곳이 태반이다. 어차피 모험을 해야 한다면, 그저 발길 닿는대로 돌아다니다가 분위기 있어 보이는 집을 불쑥 들어가는 것도 현명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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