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스러운 간판들
Posted 2014. 11. 2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Viva Hongkong홍콩을 가 보지 않았더라도 TV나 영화, 잡지나 블로그 등을 통해 얻는 홍콩의 대표적인 이미지 가운데 하나는 낡고 좁은 골목에 밀려드는 인파와 그 위에 떠 있는 간판들일 것이다. 센트럴 소호(Central Soho) 거리 인근 골목은 꼭 우리네 남대문 시장 골목 같았다. 오가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 위로 빽빽촘촘하게 돌출된 간판들도 그 못지 않게 많다.
간판을 건물이나 점포 벽면 상단이나 측면에 붙여 다는 우리와 달리 길다란 철봉이나 대나무 장대에 고정시켜 공중에 삐죽 내미는 건 고객들로 하여금 걸으면서 고개를 좌우로 돌리지 않고도 바로 눈에 띄게 하려는 탁월한 상술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었다. 조금 정신없어 보이긴 해도 시나브로 그 자체로 홍콩의 이미지 가운데 하나로 굳어졌다.
홍콩이나 대만을 다니다 보면 간판만 아니라 주택이나 아파트 같은 데서도 빨래를 창문 바깥쪽으로 길게 내걸고 있는 걸 흔히 보게 된다. 확실한 기억은 아니지만, 90년대 초반에 싱가폴과 말레이시아에서도 화교들의 주택에선 이런 식으로 빨래를 내건 걸 본 적이 있으니, 중국적 생활양식 가운데 하나일 듯 싶다.
홍콩 여행의 베이스 캠프로 많이들 묵고 거니는 침사추이(Tsim Sha Tsui) 골목길에선 조금 정돈된 간판들을 볼 수 있었다. 각자 아무렇게나 내걸어 어지럽게 춤추던 간판들을 정비해 상가별로 공동으로 점포 이름을 모아 놓았는데, 건물밖 공중으로 삐죽 돌출시킨 건 매한가지였다.
번화가 간판들 가운데는 밤에도 눈에 띄고 잘 보이도록 현란한 네온사인을 해 놓은 게 많은데,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침사추이 일대는 거리가 온통 울긋불긋할 정도였다. 도로를 달리는 움직이는 광고판 이층버스들이며, 고층 빌딩들의 화려한 장식과 한데 어울려 문자 그대로 불야성(不夜城)을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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