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s & Spencer Food
Posted 2014. 11. 1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Viva Hongkong이번 홍콩 여행에서 나를 즐겁게 하면서 세 번이나 걸음하게 한 곳이 있었다. 나를 조금 아는 분들은 무슨 현대미술관이라거나 자연사 박물관이라거나, 그것도 아니면 십중팔구 아울렛이겠거니 하겠지만, 아니다. 영국 브랜드 옷가게 막스 앤 스펜서(M&S, 막스펜서로 불러주기도)가 하고 있는 식품점이었다. 왜 이케아(IKEA) 같은 데 가면 계산하고 마지막에 나오는 작은 식품점 같은 거 있잖은가.
옷가게나 가구점이 자기네 브랜드로 식품점도 한다니 조금 생뚱맞기도 하지만,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객들에겐 그 이상의 안성맞춤이 없을 터였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있지만 그리 대중화 돼 있진 않은 M&S는 한때 머천다이저로서 이 브랜드를 다룬 적이 있는 로즈마리 말로는 고급은 아니지만 중급 정도는 되는 퀄리티나 디자인으로 신뢰할만하다고 하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홍콩에 도착해 점심 먹고 센트럴 역 부근에 있는 소호(Soho) 거리를 구경하러 갔다가 골목 초입에 자리잡고 있는 이 식품점을 봤을 때 홍콩 쇼핑은 이 집에서 하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소호에 있는 이 집은 옷가게는 없고 식품점만 따로 있었는데, 동네 슈퍼 정도 되는 적당한 크기라 둘러보기도 편했다. 이 집에 두 번, 그리고 숙소가 있던 침사추이 쇼핑몰 1층 옷가게에 딸려 있는 미니 식품점을 한 번 해서 도합 세 번을 드나들었다.
식품 전문 슈퍼답게 웬만한 먹을거리들이 망라돼 진열돼 있어 일단 눈이 즐거웠다. 한쪽 코너에 엄선된 무난한 와인을 파는 와인샵도 있었는데, 이건 따로 포스팅할 참이다. 눈으로 하는 쇼핑, 이거 정말 즐겁다. 쇼핑은 돈으로 하거나 시간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일단 눈으로 할 줄 알아야 한다. 발품으로도 할 수 있지만, 이때도 볼 줄 아는 눈이 따라다녀야 한다. 일단 보면서 맘에 들어야 재미가 생기는 법이다.
약간 외국생활 체질인 내가 외국에 살지 않고 여전히 우리땅에 사는 건, 일견 눈이 좋아서 보이는 물건을 주체하지 못하고 지름신이 강림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아예 원천봉쇄해 놓으신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가끔 하곤 한다.^^ 이런 동네에 살았다면 정말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한두 개씩은 사는 재미로 살았을지 모르겠다.
마음 같아선 싹 쓸어오고 싶었지만, 캐리어의 무게와 식품류 특유의 냉장성과 관련해 손쉽게 반입할 수 있는 것들로 규모와 범위를 축소해야 했다. 아침에 먹을 잼 종류 너댓 개와 g와 로즈마리가 독서할 때 즐겨마시는 허브 티백 두어 개, 버터 민스 파이를 골랐다. 커피 빈도 있었는데 조금 가격이 세서 패스하고, 캔에 들은 햄 하나와 진공팩한 쌀라미 하나, 샐러드 크림과 브라운 쏘스 하나씩, 그리고 기특한 후배에게 줄 쵸콜렛 몇 개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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