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alot 젤롯
Posted 2015. 3. 9.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1972년 이란에서 태어나 일곱 살이던 1979년 이란 혁명으로 미국에 가게 된 레자 아슬란(Reza Aslan)은 하버드와 UC에서 공부하고, 아이오와를 거쳐 UC에서 종교학을 가르치는 작가이자 종교학자이다. 10대 시절 복음주의 기독교에 심취했다가 다시 이슬람으로 개종한 그는 신약성경과 초기 기독교를 20여년 간 연구하면서 역사적 예수에 관한 흥미로운 논픽션을 써서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젤롯(Zealot)은 열심당원이란 뜻인데, 이 책에서는 복음서에 나오는 바리새파, 사두개파, 에세네파에 이어 당시 제4의 사상을 이룬 분파로 묘사되고 있다. 아슬란은 당시 역사와 복음서들을 연구한 결과 나사렛 예수가 카리스마 넘치고 혁명적인 리더로 젤롯이였다는 흥미로운 가설을 전개하고 있다.
무거워 보이는 제목이나 표지와는 달리 약간의 호기심과 상상력 그리고 인내만 준비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읽히는데, 1C 신약 시대의 역사, 종교적 배경을 중심으로 당시 시대상에 관한 상세한 묘사와 생생한 서술로 독자들을 박진감 넘치는 1세기 갈릴리와 예루살렘이 있는 팔레스타인 현장으로 초대한다. 문예창작도 가르치는 작가답게 논픽션을 픽션처럼 쓰는 문장력이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보수적인 복음주의권에서 자란 내 관점에선 아슬란이 전개하는 논지가 흥미롭긴 해도 신학적 배경의 차이에서 오는 그의 해석과 논리에 쉬 공감이 되진 않는다. 아마 옛날 같았으면 이런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텐데, 큰 줄기엔 공감하진 않아도 세부 묘사라든지 접근 방식 등에서 신선한 느낌을 여러 번 받으면서 밑줄을 여러 군데 긋게 만들었다. 읽을만한 책이라는 얘기다.^^
본문도 재밌지만 책 후반부에 거의 100면 가까이 주석(Notes)을 달았는데, 저자의 지적 성실성을 보여주는 좋은 자료다(본문 하단에 달린 각주는 번역자의 것이다). 챕터별로 잡은 주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연구하게 하기 위한 관련 자료들과 연구 동향을 해설 형식으로 제공하는 일종의 연구 노트인데, 저자의 논지에 동의하지 않는 나같은 독자들에게도 이 분야의 연구 경향을 엿보게 하는 좋은 시도로 읽혀진다.
이 책은 라디오 책다방을 듣다가 2014년에 나온 책들 가운데 김두식 교수가 제목을 언급해 알게 됐다. 원제는 Zealot: The Life and Times of Jesus of Nazareth인데, 미국에서 2013년에 나온 책을 작년 봄에 옮겨 낸 따끈따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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