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한글판 완간
Posted 2015. 2. 7.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2009년 가을에 신약부터 번역돼 나오기 시작한 유진 피터슨(Eugene Peterson)의 미국현대영어성경 <메시지 The Message, 영어 약칭은 MSG>가 지난 달 구약 시가서를 끝으로 완간됐다. 신약 1권, 구약 4권으로 다섯 권, 3천 페이지가 넘는 대하물(大河物)이다. 5년이 넘게 걸려 나온 한글 메시지 성경은 현재까지 50만권이 팔려 성경 번역본으로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수치인데, 이번 완간으로 더 많은 판매가 예상된다.
언어적 감각이 탁월한 데다 현대인들의 일상에서 성경을 읽게 하려는 목회적 필요에서 촉발된 유진 피터슨 특유의 풀어쓰기가 매력인 이 메시지 성경은 사실 저자가 히브리어와 헬라어 성경을 현대 미국 영어로 옮긴 것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라 중역(重譯) 또는 이중 번역의 번거로운 작업을 거쳐 나온 태생적 약점을 안고 있다.
가뜩이나 풀어 쓴 영어인데다가, 영어에 비해 우리말은 같은 구절이라도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고, 폰트 크기나 레이아웃 등 편집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원초적으로 책 두께를 두껍게 만들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 이는 통상 성경책은 단권이라는 인상과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교회 상황에서 앞으로 한글 메시지 성경을 신구약 단권으로 꾸밀 때 적지 않은 애로사항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글 메시지 성경은 무엇보다도 이제껏 성경을 한 번도 안 읽어본 사람들이 성경을 읽고자 할 때 권할 수 있고, 나이 든 세대보다는 젊은 세대들에게 환영 받을 번역본이다. 어쩌면 교회에 다니고, 기독교 신앙을 가졌다고 고백하는 이들 가운데도 아직 성경을 제대로 안 읽어본 이들이 수두룩할 텐데(부끄럽지만 나도^^), 이들도 과감하게 소설책 읽듯 앉은자리에서 줄줄 읽어나가기에 좋은 성경이라고 여겨진다(나부터 해보겠다^^).
또 하나의 성경 번역이란 대업(大嶪)을 이룬 출판사에 박수를 보내며, 이 메시지 성경을 통해 성경 읽기와 묵상이란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막상 하려 들면 고리타분하고 만만치 않은 일상 과제가 좀 더 수월해지고 재밌어지면 좋겠다. 유진 피터슨의 다른 책 제목(Eat This Book)대로 이 메시지 성경은 고저 밥 먹듯이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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