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주일예배
Posted 2015. 8. 19.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교회 나들이
지난 주일은 우리교회 전가족수련회가 횡성에서 주일 점심 때까지 열리는 바람에
교회에서 예배가 없었다. 물론 교회는 참석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이 사실을 미리
공지했다. 목금토 사흘간 횃불회관에서 열린 진로와 소명 컨퍼런스에 참여하느라
전가수에 못간 우리는 교회가 권장한 옵션 중 하나인 이웃 교회를 찾아 나섰다.
하남에서 가까운 광주에 있는 교회를 찾았는데, 다른 교회 갈 일 생기면 가끔 가는
곳이다. 담임목사와 몇 해 전 스터디 그룹을 함께 하기도 해 약간 안면이 있지만, 이번엔
악수하면서도 못 알아 보는 것 같았다. 불쑥 방문했는데, What's up? 하면서 아는 체
해 오면 대충 한두 마디 멋적게 나누는 상황보다 오히려 땡큐지.^^
예배는 좋았지만, 설교는 조금 아쉬웠다. 대표적인 신대원에서도 강의하는 등 설교를
잘 하는 이인데, 이번엔 확실히 전만 못했다(아내도 같은 의견^^). 교회당 건물 안 짓고
학교 강당을 빌려 예배 처소로 쓰는 나름 의식 있는 교회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광복절
다음날이어선지 강단에 작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붙여 놓은 게 웬지 생뚱맞아
보였는데, 다른 때에 비해 설교를 조금 대충 준비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텍스트는 누가복음 12장 풍성한 밭의 소출을 곳간에 쌓아두기만 하는 부자 이야기
였는데, 쌓아두지만 말고 다른 이들과 나누라는 쪽에 포인트를 맞추었다. 뭐 틀린 얘기가
아니고, 응당 짚어야 할 대목이기도 하지만, 당연히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신다면
어쩌겠느냐 하면서 납량 특집 한 편 찍어도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내가 그 교회 출석하는 것도 아니고, 설교자가 어련히 자신의 교인들의 필요에 적합한
포인트를 잡고 메시지를 전한 것이겠지만, 그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다루지 않고
반만, 적당히 다룬 것 같은 느낌이다. 저렇게 가볍게만 다룰 이가 아닌데, 하는 기대치가
있었기에 더 아쉬웠는지 모르겠다.
아, 오랜만에 다른 교회 가서 예배 드리면서 좋은 점도 있었다. 온 회중이 일어나
주기도송을 부르고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하면서 예배를 시작하는데, 오랜만에 뭉클했다.
간만에 찬송가 4절까지 두세 곡 부르면서 목에 핏줄 서는 것도 좋았다. 도시적이고
독립적인 교회 다니다 보니 이런 전통적인 Ritual이 그리울 때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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