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베레스트
Posted 2015. 10.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추석 연휴에 g와 <에베레스트>를 봤다. 이름만으로도 아우라가 느껴지는 산 이름을
그대로 쓴 영화가 개봉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렇잖아도 볼 참이었는데, g가 메가박스 VIP
예매권이 몇 장 있다며 보러 가자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스케일이 큰 산악 영화니까
IMAX로 봐도 좋겠지만, 좌석이 없어 코엑스 메가박스로 갔다. 작년에 리뉴얼을 해서
좌석이 편하고 음향이 좋아선지 2시간 내내 집중해 볼 수 있었다.
영화는 1996년을 배경으로 40여 일에 걸쳐 등산가, 산악인들의 일생일대의 로망인 세계
최고봉을 오르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담아냈다. 웬만한 전문적인 등산가들도 어려워하고
꿈도 못 꾸던 에베레스트를 입산 허가료 포함 수만 달러를 내면 Adventure Consultant,
Mountain Madness 등 상업 등반(Commercial Expedition) 회사들의 전문 가이드들의 도움을
받아 베이스 캠프부터 고도를 높여가면서 등정 기회를 갖는 시대가 몰고 온 새로운 풍경이었다.
5월 10일로 예정된 정상 등반 계획이 같은 여러 팀의 경쟁과 갈등, 협력 등이 빚어내는
영화적 재미 속에 악전고투 끝에 누군가는 8,848m 정상에 서지만, 희박한 산소와 체력 고갈,
급격한 기상 악화 등으로 몇몇은 실종되거나 죽음을 맞는 순간들이 120분 넘게 숨막히게
이어진다. 정상을 목전에 두고 바닥난 체력에도 기어코 올라가겠다는 과욕이 불러오는
자신과 팀에 미치는 안 좋은 결과들을 감정이입해 안타깝게 지켜봐야 했다.
촬영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이런 영화는 CG를 많이 썼겠거니 싶었지만, 최대한
현장 촬영을 했다는 뒷이야기도 사실감을 살리기에 충분했다. 대원을 구하려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주인공(스포일러인가?^^)의 웃는 얼굴이 미국 가면 등산 친구하는 Shiker님을
닮았다는 것(g도 동의^^)과, 20년 전엔 방한, 방풍 등산 자켓이며 배낭, 텐트 등에 어떤
장비를 썼나를 살펴보는 깨알 같은 재미도 보너스로 주어졌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만약 내게 이런 걸 할 수 있는 충분한 돈이 있거나, 누가 스폰서를
해줄 테니 갖다 오라고 한다면 기회를 잡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 생겼는데, 프로젝트가
프로젝트니만큼 쉽게 답을 못하겠다. 솔직이 거의 No쪽에 가깝지만, 상상하는 즐거움이란
게 있으니까 미리 단정지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참, 이 영화는 등반대의 일원으로 참여한
존 크라카우어(Jon Krakauer)의 <희박한 공기 속으로 Into Thin Air>가 원작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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