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 시네마오페라 투란도트
Posted 2015. 10.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지난달부터 보기 시작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시네마 오페라 <투란도트>를
봤다. 내용은 몰라도 테너 아리아 <아무도 잠들지 말라 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잘못 알려져 있다)로 유명한데, 3막에 걸쳐 귀에 익은 아리아는 딱 그거 하나였고, 그걸로
푸치니는 청중을 사로잡았다. 중국 배경의 무대는 동양인인 우리가 보기엔 다소 어색했지만,
서양 청중들에겐 무대 세트며, 의상, 스토리 등이 꽤나 이색적이고 흥미로웠을 것 같다.
지난 번엔 시네마오페라의 장점을 주로 얘기했는데(9/22/15), 이번에 보니 단점도
안고 있었다. 주인공을 비롯해 오페라 가수들의 얼굴이며 표정을 리얼하게 보면서 감상하는
건 좋은데, 이번에 본 2009년판 Met 작품에선 여주인공 투란도트 공주 역에서 우리가 평소
상상하는 예쁘고 날씬하고 가녀린 공주 이미지는 별로 찾아보기 어렵고, 무슨 마녀 같은
얼굴을 한 이가 나와 시종 몰입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물론 노래는 끝내줬다).
하긴 Met 같은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에 서려면 커리어가 제법 있어야 해 10대나 20대
주인공을 보통은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정도에 맡게 마련이라 그런 기대는 애당초 조금
무리일 수 있겠다. 또 오페라를 볼 때 얼굴보다는 노래와 연기를 주로 감상하는 거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여주인공에 대해서는 배역에 걸맞는 미모와 몸매를 선호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그런 기대는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가벼운 불만이다.^^
매월 둘째주 토요일 2시에 하남문화예술회관 소극장 아람홀에서 상영되는 Met의
11월 프로는 조르주 비제의 4막 오페라 <카르멘>인데, 워낙 유명한데다 익숙한 <투우사의
노래> <하바네라> 등을 들을 수 있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우리만 볼 게 아니라 인근에
사는 지인들에게도 보러 오라고 해서 함께 감흥을 나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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