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전
Posted 2015. 10.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계원대 갤러리 27은 요즘 이 학교 평생교육원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지난 번 수채화전에 이어 유화전이 열렸다. 현대미술전이란 타이틀에서 연상되는 실험적인
작품들보다는 몇 작품을 빼곤 모두 유화였다. 수채화들이 부드럽고 감성적이라면, 이번
작품들은 대체로 꼼꼼하고 집요해 보여 강한 인상을 주었다. 일부 예외는 있어도 수채화가
편하게 감상하게 한다면, 유화는 복잡한 심정으로 보게 만드는 것 같기도 했다.
몇몇 작품은 액자를 해서 벽에 걸지 않고 이젤 - 그림을 그리지 않아 처음엔 이 단어를
떠올리지 못하고 캔버스 스탠드라고 썼다^^ - 위에 놓았는데, 유리를 통과해 보지 않으니까
리얼한 느낌이 좀 더 살았다. 머리 위로 내건 간판들로 홍수를 이루는 홍콩 거리를 달리는
택시들을 그린 작품은 유화 특유의 질감을 느끼게 했다. 소매물도란 화제를 단 작품은 전면만
아니라 측면까지 작품이 연결돼 바닷가 해변에서 자갈을 만지는 느낌마저 들게 만들었다.
전시회 타이틀로 내건 현대미술전에 걸맞는 심플하면서도 유머러스한 감각을 선보인
작품들도 여럿 보였다. 수준을 떠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작품들이 더 맘에 든다.^^ 왼쪽은
애(愛), 오른쪽은 락(樂)이란 화제(畵題)를 붙인 것도 흥미로웠다. 다른 제목을 붙일
수도 있었을 텐데, 외자로 붙인 건 그림으로만 말하겠다는 자신감의 발로일까?^^
도록을 보니 20여 화가들은 평생교욱원에 다니는 분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대부분
다양한 전시회에 출품한 경력이 있는 이들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작품의 수준이 제법
있어 보였다. 그 중 교회나 성당에서 두 손을 모아 이마까지 들어올린 노인의 기도하는
모습은 리얼리티가 짱인 게 수수한 액자틀과 함께 꽤나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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